[골닷컴] 최대훈 기자 = 성적을 포기하더라도 ‘플랜 A를 확고히 해야 할 시기가 왔다. K리그2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산아이파크의 이야기이다.
부산은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2022 하나원큐 K리그2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부산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추가했지만 여전히 리그 최하위(11위, 승점 23)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33라운드 서울이랜드전에서 승리를 맛본 부산은 후반 33분 정원진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선취점을 올리며 시즌 첫 2연승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2연승의 달콤한 꿈은 요르만의 동점골로 무산됐다. 부천은 후반 39분 조현택의 패스를 받은 요르만이 부산의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부산은 이날 ‘핵심 선수’ 라마스가 결장했고, 박진섭 감독 체제 이후 처음으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박진섭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임을 밝히며 해당 경기 선발 명단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은 오른발을 사용하는 정원진과 왼발을 사용하는 어정원을 각각 왼쪽, 오른쪽 측면에 배치했다. 양 측면에 반댓발을 사용하는 선수들을 둠으로써 크로스보다는 중앙 침투에 집중한 듯해 보였다. 거기에 풀백 박세진과 최준의 오버래핑이 더해진다면 부산은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함과 동시에 여차하면 높은 신장을 자랑하는 ‘투톱’ 김찬과 박정인을 활용하는 옵션도 고려할 수 있었기에 박진섭 감독의 4-4-2 포메이션 선택은 적절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낯선 포메이션을 들고 온 탓일까. 부산은 부천 진영에서 의미 없는 패스를 남발하며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낭비하는 소위 ‘애무 축구’를 구사했다. 부천은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그로 인해 부산의 ‘머릿수 싸움’에 밀리지 않았을뿐더러 부산 풀백들의 오버래핑으로 비어있는 뒷공간을 적극 공략하며 공격 찬스를 손쉽게 슈팅까지 연결했다.
비록 부산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이를 성공시키며 선취점을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부천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기긴 했으나 경기력은 영 실망스러웠다. 익숙지 않은 포메이션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부산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눈앞의 승점보다는 박진섭 감독이 주로 사용하는 4-3-3 포메이션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여러 옵션을 실험해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진섭 감독은 지난 6월 초 페레즈 감독 후임으로 부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이후 4-3-3 포메이션을 사용해 3경기 연속 무패라는 상승세를 타기도 했으나 이후 포메이션을 조금씩 수정하며 연패를 당했다. 그러던 중 지난 27라운드부터 29라운드까지는 페레즈 감독이 사용했던 쓰리백을 실험하기도 했지만 이도 답이 아니었고 결국 박진섭 감독은 다시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부산 팬들은 박진섭 감독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들은 당장의 승리를 바라고 있지 않다. 박진섭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도 적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안기보다는 내년을 위한 준비에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
냉정히 말해 2022시즌 부산은 실패했다. 하지만 이 실패한 시즌에서 발전할 부분을 찾고 2022시즌을 내년의 반등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는 있다. 박진섭 감독에게는 올 시즌 잔여 경기들부터 내년 프리 시즌 또는 그 이후까지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남아 있다. K리그 전통의 명문 부산이 박진섭 감독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을지 주목된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