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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출전 단독 1위’ 韓 축구 역사적인 날 완패에 웃지 못했지만…손흥민 “넘어져 봐야 일어나는 법 배워,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겠다”

“넘어져 봐야 일어나는 법을 배운다.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겠다.”

한국 축구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1위(137경기)로 올라선 역사적인 날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을 만나 완패하면서 웃지 못한 ‘캡틴’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이 다시 고개를 들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에서 0대 5로 대패한 직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서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역대 137번째 A매치에 출전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차범근과 홍명보(이상 136경기)를 넘어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1위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시리아와 A매치 평가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이후 약 15년간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면서 핵심으로 활약해 왔다.

이 기간 세 번의 월드컵(2014 브라질·2018 러시아·2022 카타르)과 네 번의 아시안컵(2011 카타르·2015 호주·2019 UAE, 2023 카타르)을 경험했다. 또 지난 2018년 기성용의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후 7년여 동안 주장을 맡으면서 ‘최장수’ 주장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한국 축구를 이끌 거라고 주목받았던 10대 유망주는 30대 중반을 앞두고 전설이 됐다.

손흥민은 “15년 동안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하면서 “제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한국 축구 역사를 쓸 수 있다는 것에 정말 자랑스럽다”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역사적인 날,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역사적인 날 환하게 웃지 못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완패까지 당한 탓이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교체로 물러나기 전까지 63분 동안 볼 터치 29회에 그쳤으며, 슈팅이나 기회 창출, 드리블 돌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상볼 경합 승률은 25%밖에 되지 않았다. 평점은 5.6점이었다.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다소 어두운 표정 속 “영광스러운 자리를 동료들, 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면서도 “결과가 아쉬운 만큼 기쁜 마음보다 속상한 마음이 더 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가 정말 많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찾아주신 팬분들에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워낙 세계적인 선수들이라서 어려운 상황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런 부분을 분석하면서 겸손하게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손흥민은 “세계적인 강호들과 싸워서 자꾸 부딪쳐보고, 넘어져 보고, 까져보고 난 뒤에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서 다음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도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서 응원해 주셨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강호와 붙어서 많은 걸 배웠다. 모든 측면에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운 경기였다. 결과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지금은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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