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향한 인기가 시들어졌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저조한 경기력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안방 친선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경기에서 유일한 득점을 터트렸다.
이 경기는 한국 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A매치였다. 그렇기에 국내 축구 팬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경기였다. 그런데 팬들의 반응은 날씨처럼 차가웠다. 가나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불과 33,256명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절반을 가까스로 채운 수준이다.
지난달 파라과이전에 이은 ‘흥행 참사’다. 파라과이전 당시 22,206명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지난 10년간 대표팀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관중 수였다. 가나전은 조금 나아졌으나, 이 역시 저조한 관중 동원력이다. 현재 대표팀 경기가 국민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걸 보여줬다.
영하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가 변수로 작용하긴 했다. 다만 재밌는 축구를 선보이면 그만이다. 2023년 11월 싱가포르전에서는 64,381명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클린스만호를 향한 여론도 썩 좋지 않았지만, 약팀을 상대로는 확실한 결과를 냈다. 클린스만호는 싱가포르전에서도 5골을 몰아치며 골잔치를 선보였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다르다. 지난해 9월 홍명보 감독 부임 후 한국이 3골 차 이상으로 승리한 건 단 1경기뿐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고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결과만 가까스로 냈다. 그러다가 지난달 브라질전 0-5로 대패하면서 한국 축구의 현재를 보여줬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팬들은 홍명보호를 외면했다. 이를 인지한 홍명보 감독은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모든 구성원이 마음 편하지 않다. 저희가 잘해서 팬들이 돌아오게끔 해야 한다”라며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다. 앞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11월 A매치에서 달라진 건 없었다. 공만 돌리다 누군가의 한 방으로 승리하는 평소 홍명보호였다. 볼리비아전은 전반전 상대에게 더 많은 유효 슈팅을 헌납할 정도로 고전했다. 그러다가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으로 승리했다. 가나전 역시 잠잠하다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태석의 합작품으로 승리했다.
지난 2년간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4연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팬들은 한국 축구를 향한 불신이 커질 대로 커졌다. 이제는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 등 스타 선수들로도 막을 수 없다. 팬들은 이들에게 익숙해진 지 오래다.
스타 선수들로도 안 된다면, 여론을 바꿀 수 있는 건 경기력뿐이다. 경쟁력 있는 축구는 팬들을 경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제 북중미 월드컵까지 7개월 남았다. 그 안에 홍명보호가 달라질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