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달 중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직에서 경질된 브란코 이반코비치(71·크로아티아) 감독이 중국 선수들의 기량 문제를 지적하면서 동시에 중국 축구계를 비판했다. 그는 “중국 선수들은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며 “행정가들의 사고방식도 구시대적”이라고 꼬집었다.
8일(한국시간) 중국 매체 소후 닷컴에 따르면 이반코비치 감독은 “중국 선수들이 아무리 자국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지 몰라도, 국제 무대에 나가면 기술적·신체적 한계가 매우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수준의 상대와 꾸준히 겨루지 않으면 진짜 실력을 기를 수 없다. 폐쇄적인 정책에선 진정한 기량을 개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는 “중국 축구계 행정가들의 사고방식 역시 시대에 뒤처졌다. 새로운 축구 개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늘 과거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이나 스포츠 과학 등 현대에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반코비치 감독의 쓴소리에 중국 축구 팬들은 반발하고 있다. 물론 그의 발언에 동의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소후 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을 지지하는 팬들은 그의 발언이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대하는 팬들은 그가 ‘중국 대표팀을 비방했다’며 분노하며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반코비치 감독은 지난해 2월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중국축구협회(CAF)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무승·무득점 대굴욕을 겪으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선임한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을 전격 경질한 후 이반코비치 감독을 선임했다.
과거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산둥 루넝(중국), 페르세폴리스(이란) 등을 이끌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또 이란 대표팀과 오만 대표팀을 이끌면서 경험도 풍부한 이반코비치 감독의 선임에 중국 대표팀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C조 5위(3승7패·승점 9)로 마쳐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CFA는 지난달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반코비치 감독은 더는 중국 대표팀을 이끌지 않는다. 이는 계약 조항에 따른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 대표팀을 이끌면서 헌신한 이반코비치 감독과 코치진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경질을 발표했다. 이후 중국 대표팀은 데얀 조르제비치 감독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겼다.
한편, 조르제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 대표팀은 앞서 지난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에 0-3으로 완패했다. 킥오프 8분 만에 이동경에게 선제 실점을 내준 후 끌려가다가 전반 21분 주민규, 후반 12분 김주성에게 내리 실점하며 무너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