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다시 한번 ‘캡틴’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의 리더십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토트넘이 최근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팀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로 주장단의 리더십 부재가 지적되고 있다. 토마스 프랭크(52·덴마크)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면서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랭크 감독은 오는 7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브렌트퍼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지난여름 손흥민이 떠난 이후 주장단의 ‘리더십 부재’에 관한 질문을 받자 “잘 모르겠다. 이제 손흥민은 이곳에 없다. 다른 선수들이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손흥민은 리더십의 자질을 잘 보여줬다.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과 능력이 있었다. 모두가 손흥민을 그리워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사실상 현재 팀 내에 손흥민처럼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선수가 없는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표출하면서 동시에 손흥민의 뛰어난 리더십을 극찬한 것이다. 특히 프랭크 감독은 오는 10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홈경기 때 손흥민이 작별 인사를 전하러 방문한다는 소식에 “다시 돌아와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리워한다는 걸 인정했다.
토트넘은 최근 팀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 실제 여러 사건이 있었다. 미키 판 더 펜과 제드 스펜스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 패싱 사건이 대표적이다. 판 더 펜과 스펜스는 경기 직후 프랭크 감독의 악수를 무시한 채 불만을 토로하면서 라커룸으로 향해 충격을 안겨줬다. 아무리 서양권 문화가 개인 개성이 강하다지만 감독을 대놓고 무시하는 건 위계질서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최근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페드로 포로가 경기가 끝난 후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고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가 거센 질타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선수들은 경기 직후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인사하기 마련인데, 이들은 팬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사태들이 계속 벌어지자 일각에선 주장단, 특히 주장을 맡고 있는 로메로의 리더십 문제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로메로는 지난여름 떠난 손흥민의 뒤를 이어 완장을 건네받았다. 그는 당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제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선수들이 모두 다 같이 함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인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경기가 끝나고 곧장 라커룸으로 향하는 등 리더로서 해선 안 될 행동을 하고 있다. 최근엔 그가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선수단과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도 드러났다.
이른바 ITK(In The Know)로 불리며 토트넘 내부 소식에 정통한 폴 오 키프는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 팬이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냐고 묻자 “그렇다. 영어가 서투르다”고 답했다. 이어 “토트넘에는 현재 제대로 된 리더가 없다. 요즘 시대에 뒤떨어진다고들 하지만 성공하는 팀에는 항상 좋은 리더가 있기 마련”이라고 견해를 밝히면서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매일 남 탓만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런 측면에서 토트넘은 지난여름 떠난, 훌륭한 리더십을 지닌 손흥민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주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모든 선수를 한데로 똘똘 뭉치게 만들면서 팀 기강을 바로잡고, 불화가 없는 라커룸을 만들었다. 특히 영어를 원어민처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 팀 내 모든 선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또 독일어도 능통해 티모 베르너가 처음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 독일어로 먼저 말을 걸어주면서 소통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있을 때는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고 곧장 라커룸으로 향하는 일은 없었다. 손흥민은 항상 직접 선수단을 이끌고 팬들 앞으로 다가가 인사했다. 일부 선수들이 팬들의 야유에 인사하지 않으려고 할 때도 직접 팬들 앞으로 데려갔다. 이런 그의 뛰어난 리더십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브레넌 존슨은 “라커룸이나 일상에서는 대화가 잘 통하는 리더”라고 평가했고, 파페 사르는 “최고의 주장”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