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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은 관대한데 부심은 성급했다…아쉬운 심판 판정 속 극적인 8강 이뤄

[골닷컴] 이정빈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전 전반전 무기력한 경기력 속 주심과 부심마저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를 관장한 일가츠 탄타세프 주심과 티무시 게이눌린(이상 우즈베키스탄) 부심의 판정이 한국의 흐름을 끊었다. 승부차기 접전 끝 가까스로 8강 진출을 이뤄 망정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내세운 3백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후반전 분위기 반전을 이루며 8강행 기차에 탑승했다.

중요한 일전을 맞이한 클린스만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부임 후 줄곧 가동했던 4백 전형이 아닌, 후방 안정감을 위해 3백 전형을 택했다. 조별리그에서 6실점을 허용한 터라 토너먼트 단계에선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예상치 못한 변화 속 클린스만호는 세계적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와 맞섰다.

경기 초반 사우디의 조직력에 크게 밀린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앞세운 역습으로 배후공간을 노렸다. 이를 막기 위해 사우디는 두 선수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사우디 선수 2~3명이 달라붙어 이강인을 괴롭혔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 선수들이 이강인에게 깊은 태클을 걸기도 했는데, 탄타세프 주심은 카드 없이 휘슬만 불었다.

상대가 옷을 잡아도, 거친 반칙을 해도 탄타세프 주심은 어떠한 카드도 꺼내지 않았다. 탄타세프 주심의 관대한 판정 속 사우디는 한국의 역습을 더욱 수월하게 막을 수 있었다. 탄타세프 주심은 앞서 인도네시아와 이라크의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프사이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이라크의 득점을 인정해 신태용 감독의 분노를 끌어냈는데, 이번엔 관대한 성향을 내세우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운 판정은 주심에게서만 나온 게 아니었다. 전반 내내 게이눌린 부심은 충분히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성급히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며 재빨리 판정을 내렸다. 무엇보다 전반 30분 한국이 공격권을 쥔 상황에서 손흥민의 위치를 오프사이드로 판단했는데, 리플레이 화면에선 손흥민의 위치가 상대 수비수보다 뒤에 있던 것으로 보였다.

손흥민이 골망을 흔든 뒤 부심이 깃발을 들었다면 비디오판독(VAR) 이후 결과가 바뀔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VAR 도입 이후 부심들은 상황을 끝까지 본 뒤 판정을 내리는 데, 게이눌린 부심은 아니었다. 연장에서도 의아한 판정은 계속 나왔다. 한국이 코너킥을 준비하는 가운데, 사우디 주장인 알리 알볼라이히(알힐랄)가 황희찬을 가격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탄타세프 주심은 경고 없이 구두주의만 주고 상황을 넘겼다.

관대한 판정 속 경기는 승부차기로 흘렀고, 양팀의 첫 키커가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사우디의 3번째 키커인 사미 알자네이(알나스르)가 조현우(울산 HD) 골키퍼를 넘지 못했고, 이후 조현우 골키퍼가 한 번 더 선방을 가져갔다. 한국은 4번째 키커인 황희찬(울버햄튼)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소 억울한 판정도 꿋꿋이 이겨내며 클린스만호가 64년의 한을 풀기 위한 여정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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