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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욕심나, 더 성장해서 꼭 달겠다”…태극마크 향한 서민우의 강한 의지

[골닷컴, 강릉] 강동훈 기자 = “태극마크는 정말 욕심이 난다. 더 성장해서 꼭 달겠다.”

강원FC 미드필더 서민우(25)는 아직 한 번도 달아보지 못한 태극마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축구를 시작한 이래 연령별 대표팀에도 한 번 뽑혀보지 못했던 만큼 그의 간절함은 더욱더 절실했다. 군 복무를 위해 강원과 잠시 이별한 후 김천상무로 떠나는 서민우가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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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는 지난 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한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한 단계 더 성장해서 태극마크를 다는 게 목표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면 분명 태극마크를 다는 날이 무조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0년 강원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서민우는 매년 꾸준하게 성장하더니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역시 ‘대체 불가 자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초반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던 그는 중반에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지만, 이내 다시 돌아와 중원을 책임졌다.

실제 서민우는 올해 강원 선수단 중에서 3,783분을 소화한 주전 센터백 김영빈(32) 다음으로 가장 많은 3.050분을 뛰었다. 그는 출전할 때마다 그라운드 곳곳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궂은일을 도맡고, 또 후방 빌드업을 주도하면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서민우는 37경기를 뛰는 동안 공격포인트도 2개(2골·2도움) 올렸다.

서민우는 “선수로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축복이다. 1년 차 때는 22세 이하(U-22) 룰 때문에 20분 뛰고 빠지거나 벤치에만 있거나, 완전히 명단에서 제외될 때도 있었다. 그런 상황을 겪었을 때 진짜 힘들어 죽겠다고 느껴질 때만큼 뛰고 싶었다”며 “작년에는 전 경기 풀타임 출전하면서 이뤘고, 올해도 여름에 잠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못 뛰었던 시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경기를 뛰었다. 많은 경기를 잘 소화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승강 PO 2차전에서도 서민우는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며 승리에 보탬이 됐다. 실제 K리그의 공식 부가 데이터 제공업체인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그는 교체되기 전까지 84분을 소화하는 동안 패스 66회를 시도해 56회 성공시켰고, 태클 1회와 가로채기 3회, 클리어링 3회, 슛 블록 2회, 상대 공격 차단 3회 등을 기록했다.

“경기 전에 감독과 코치님께서 ‘이 경기가 강원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라고 생각하면 더 간절하고 더 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는 서민우는 “군 입대로 인해 18개월 동안 강원 유니폼을 입지 못하기 때문에 저에겐 오늘이 강원에서 마지막 경기였고, 그래서 그 말씀이 더 와닿았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지난 6월 2023년 2차 국군체육특기병 최종 합격자 17명에 이름을 올린 서민우는 이제 햇수로 4년 동행을 이어온 강원과 잠시 이별한다. 18개월 동안 김천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천은 군팀이라는 특성상 평상시에 일과 시간을 제외하면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에 선수들은 기량을 더 끌어올리고, 또 잠재력을 만개하면서 ‘스텝 업’하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는 역시나 조규성(25)이 있다. 조규성은 김천에서 눈에 띄게 피지컬이 좋아졌고 결정력과 연계플레이, 포스트플레이 등 전체적으로 기량이 발전했다. 결국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후 전역하고 나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해 2골을 넣었다. 지난여름엔 꿈꾸던 유럽 무대에도 진출했다. 현재 미트윌란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다.

서민우는 “올해 6월에 상무 합격했을 때 그때부터 제대까지 딱 30개월이라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최근 LA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 쇼헤이(29) 선수를 보면서 느낀 게 많다”며 “자세하게 말하기엔 너무 길지만, 일단 피지컬적으로 더 발전하고 킥력을 더 보완하는 게 목표다. 그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김천에서 더 발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훈련 때마다 1시간씩 킥 차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익혔으니까, 김천에서 18개월 동안 꼭 마스터해서 오겠다”고 의지도 드러냈다.

아울러 서민우 역시 조규성과 마찬가지로 김천에서 더 성장해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천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 태극마크를 다는 게 목표”라고 밝힌 그는 “태극마크는 정말 욕심이 난다. 축구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다는 게 마지막 목표가 아니라, 태극마크를 달면서 시작될 거로 생각한다. 저는 축구 선수로서 아직 시작도 못 했다”며 “김천에서 어떤 포지션을 뛰더라도 제가 잘할 수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한 단계 더 발전하면 분명 태극마크를 다는 날이 무조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서민우는 “올 시즌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제가 강원에서 4년을 뛰는 동안 올해가 제일 열기가 뜨거웠던 것 같다”며 “시즌 도중에 홈경기 때 1만 명 넘게 오시고 그랬는데 그때마다 승리하지 못해서 되게 죄송했었다. 다행히도 마지막 홈경기 때 1만 명 넘게 오셨는데 최종적으로 잔류하면서 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또 마지막에 잘 다녀오라고 응원해 주신 만큼 꼭 몸 건강히 돌아오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제가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강원으로 돌아왔을 때 감독님이 계속 계셨으면 좋겠다. 감독님한테 배운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다시 와서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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