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전북현대

전반 28분 ‘전주성’에 울려 퍼진 손준호의 이름…‘라이벌 관계’ 제쳐두고 이때만큼은 모두가 함께했다

[골닷컴, 전주] 강동훈 기자 = 전북현대와 울산HD의 ‘현대가 더비’가 열린 30일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별칭)’에선 전반 28분이 되자 팬들은 일제히 “손준호”를 외쳤다. 치열한 라이벌 경기를 제쳐두고, 이때만큼은 전북과 울산 팬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함께했다. 팬들이 일제히 “손준호”를 외친 건, 최근 중국 공안에 구금됐다가 무려 10개월여 만에 풀려나면서 귀국한 손준호(31·무소속)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였다.

전북 서포터즈 MGB를 비롯한 복수의 전북 팬들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8분이 되자 일제히 “손준호”를 외쳤다. 손준호를 응원하는 걸개도 펼쳐 보였다. 걸개에는 ‘벚꽃보다 더 기다린 우리 준호’, ‘손꼽아 기다려준호’, ‘준호! Welcome Back Home’, ‘준호에게 따뜻한 봄을’, ‘The Son Will Rise Again(손준호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전북 구단도 전광판을 통해 ‘The Son Will Rise Again. 일상의 행복을 되찾은 손준호 선수를 응원합니다! #28번 #319일 #고생했어요 #밝은미래 #언제나응원합니다’고 환영 메시지를 남겼다. 전북 홈팬들 반대에 위치한 울산 원정 팬들 역시 이때만큼은 잠시 라이벌 관계를 접어두고 같이 박수를 보내면서 손준호를 응원했다. 전북과 울산 양 팀이 하나로 뭉쳐서 손준호를 응원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앞서 손준호는 지난해 5월 훙차오공항을 통해 국내로 귀국하려다 중국 공안에 연행됐다. 당시 중국은 승부조작과 뇌물 수수 등 축구계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했는데, 이때 산둥 타이산 감독과 선수 일부가 체포되면서 손준호 역시 체포됐다. 손준호는 이후 비국가공작인원(비공무원) 수뢰 혐의로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의 조사를 받았고 이듬달엔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되자 피의자로 신분으로 전환돼 구속 수사가 이어졌다.

손준호는 변호사와 함께 번번이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교부가 불구속 수사를 요청하고, 또 대한축구협회(KFA)에서도 변호사를 파견하는 등 손준호를 빼내기 위해 방법을 총동원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손준호는 중국 공안에 구금된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25일 무려 10개월여 만에 마침내 석방됐고, 그는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한국 땅을 밟았다.

10개월여 만에 가족의 곁으로 돌아간 손준호는 앞서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사가 많이 늦었다”며 “저는 무사히 돌아와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걱정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현재 심리 치료 등을 받으면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지난 2018년 전북 유니폼을 입고 3시즌 동안 활약했다. 통산 109경기를 뛰는 동안 14골 18도움을 올렸다. 이 기간에 그는 전북의 K리그1 3연패(2018·2019·2020)를 이끌었고, 또 코리아컵 우승(2020)도 한 차례 달성했다. 2020년엔 K리그1 ‘최고의 별’ MVP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이때 손준호가 전북에서 달고 뛰던 등번호가 28번이었고, 팬들은 손준호의 등번호에 맞춰 전반 28분부터 일제히 “손준호”를 외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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