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Getty Images

전반전만 뛰고 교체된 손흥민, 아쉬움 남았다 “풀타임 뛸 수 있는 몸 상태였지만…”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 상태였지만…”

프로 선수라면 누구든 선발 출전하길 원하고, 선발 출전했다면 풀타임을 뛰길 바란다.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 역시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본인이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 상태였다고 강조하면서, 전반전만 뛰고 교체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파라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2대 0 승리한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인터뷰를 통해서다.

이날 어김없이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공격을 이끌었다. 다만 큰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파라과이가 내려서서 수비벽을 단단하게 구축하자 뚫는 데 고전했고, 특히 파라과이 수비수들이 손흥민을 집요하게 잡고 늘어져 공간이 쉽게 나지 않아 특유의 뒷공간 침투 기회가 없었다. 결국 손흥민은 이렇다 할 활약 없이 하프타임 때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45분 동안 볼 터치 11회가 전부였고 슈팅은 1차례도 때리지 못했다. 기회 창출이나 드리블 돌파도 없었다. 지상볼 경합에선 3회 중 1회 승리에 그쳤다. 결국 평점 6.1점을 받아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에 그쳤다. 킥오프를 앞두고 한국 축구 역대 A매치 최다 출전(137경기) 기념행사를 갖는 등 의미 있는 파라과이전이었던 만큼 손흥민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크게 지고 나면 선수들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또 많은 부담감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왔을 때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장으로서 고맙다. 우리가 해야 할 걸 했다는 게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반전을 뛰고 후반전은 벤치에서 지켜봤다. 모든 선수가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한 덕분에 경기를 주도하면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배로서, 주장으로서 뿌듯하다. 더 잘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45분만 소화하고 교체된 손흥민은 아쉽지 않냐는 물음에 “파라과이 선수들이 수비벽을 두텁게 하면서 공간에서 볼을 받기 어려웠다. 발밑으로 받는 플레이도 어려웠다. 이런 부분은 제가 더 공부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어떻게 움직여야 볼을 더 많이 받으면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하면서 “매번 맞붙는 상대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축구가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매 경기 치르면서 배울 수 있는 게 생긴다는 것 자체가 절 발전 시킬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오늘 같은 경우엔 감독님이 (출전시간을) 미리 말씀을 해주시긴 했지만 사실 전 항상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 (소속팀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고, 다시 돌아가면 중요한 경기가 있어서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신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미리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몸 상태는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풀타임을 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식 집계된 관중 수는 2만2206명으로, 상암벌(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용 관중 수(6만6704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사실 예고된 참사였다. 축구 팬들은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브라질전(0대 5 패)에서 제대로 된 공격도 보여주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지자 크게 실망했고, 파라과이전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로 판단하면서 예매를 취소하는 등 발길을 돌렸다.

손흥민은 “낯선 것보다는 와주신 팬분들한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 재미있는 축구, 멋진 축구를 하면 다시 오실 거로 생각한다”며 “오늘은 또 상황이 특별하기도 했다.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오랫동안 쉬시다가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해 다시 현실에 다시 마주치면서 일상을 더 신경 쓰셔야 했을 것이다. 가끔 있는 부분이다. 우리가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리백 체제로 무실점 승리를 거둔 부분에 대해선 “여러 포메이션을 잘 할 수 있다는 건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손흥민은 “당연히 한 가지 포메이션을 입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소속팀에선 매일 같이 훈련하지만 대표팀은 다르다. 대표팀은 짧은 소집 기간에 빠르게 입혀야 한다. 많은 대화와 공부가 필요하다. 아직 서서히 맞춰 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제 월드컵까지 남은 평가전 기회가 많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A매치 기간으로 놓고 봤을 때 11월 2경기, 내년 3월 2경기까지 4경기다. 손흥민은 “앞으론 디테일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더 과감하고 거칠게 맞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브라질전을 생각해보면 상대를 너무 존중한 게 어떻게 보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선수들한테 말한 것처럼 맞아봐야 안 아프게 맞는 법을 안다. 그렇게 맞아서 많이 아팠다. 이제는 맞더라도 안 아프게, 우리도 한 번씩 때릴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에서 두 달 정도 뛴 손흥민은 ”저도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 너무 많은 걸 공유할 순 없다. 일단 제가 있는 곳은 상당히 덥다. 또 한국 잔디와도 다르다“면서 ”월드컵이 여름에 열리는데, 상당히 더울 거다.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뛰어본 선수들도 있어서 그런 건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암 =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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