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정해성 위원장을 필두로 고정운 김포FC 감독, 박주호 해설위원, 윤정환 강원FC 감독, 전경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등 10명의 위원이 선임됐다. 이들 앞에 놓인 첫 번째 임무는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을 선임하는 것이다. 다만 그전에 선임 프로세스 복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20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정해성 위원장을 필두로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가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한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1차 회의를 가져 취임 소감 및 향후 축구대표팀 운영 계획을 회의 내용과 함께 브리핑할 예정이다.
축구대표팀은 당장 내달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홈·원정)을 치러야 하는 만큼 새 사령탑 선임이 시급하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선 전력강화위원회가 임시 사령탑을 선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명보 울산HD 감독과 김기동 FC서울 감독,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등 국내파 감독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그 이후에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이끌 새 사령탑을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전에 과거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을 선임했을 때의 선임 프로세스를 복구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2018년 당시 김판곤 전 위원장의 주도 아래 전력강화위원회는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걸친 끝에 벤투 감독을 선임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실제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축구대표팀을 이끌면서, 뚝심 있게 자신의 철학을 끝까지 밀고 나간 끝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판곤 전 위원장의 성과는 벤투 감독뿐 아니다. 김학범 감독은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김은중 감독은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23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하지만 김판곤 전 위원장이 떠난 후 전력강화위원회는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했다. 특히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이 축소됐고, 사실상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이 선임됐다. 그게 바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다.
실제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난달 독일 슈피겔과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정몽규 회장에게 농담으로 건넸던 말이 진지한 대화로 이어지면서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진위가 가려지진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정 회장은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한 셈이다.
결국 정해성 위원장을 필두로 10명의 위원으로 새롭게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벤투 전 감독을 선임했을 때의 선임 프로세스 복구다. 그 이후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바탕으로 새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데려와야 한다. 만약 선임 프로세스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고, 또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무시한다면 악몽은 계속 반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