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로마(이탈리아)가 다니엘레 데 로시(41·이탈리아) 감독을 경질했다. 성적 부진에 따른 해임인데, 재계약을 맺은 지 불과 3개월 만이자 개막한 지 불과 4경기 만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충격적인 결단이다.
AS로마는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데 로시 감독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에 원하는 경로를 신속하게 재개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근 몇 달 동안 열정과 헌신을 보여준 데 로시 감독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발표했다.
앞서 데 로시 감독은 지난 1월 주제 모리뉴(61·포르투갈) 감독 후임으로 AS로마 지휘봉을 잡았다. 데 로시 감독은 부임 후 이탈리아 세리에A 12경기에서 9승(2무1패)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후 잠시 주춤하면서 6경기 동안 1승(2무3패)을 거두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6위(18승9무11패·승점 63)로 마쳤다.
데 로시 감독의 매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잉글랜드), AC밀란(이탈리아)을 연달아 격파하고 준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준결승에서 아쉽게도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에 패했다.
AS로마는 데 로시 감독의 지도력에 만족하면서 지난 6월 2027년까지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AS로마는 데 로시 감독에게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 기간 엔조 르 페(24·프랑스)와 마티아스 소울레(21·아르헨티나), 아르템 도우비크(27·우크라이나) 등을 영입하면서 총이적료 9260만 유로(약 1365억 원)를 지출했다.
데 로시는 감독은 프리시즌 기간 착실히 준비했지만,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 무승(3무1패)으로 순위표 16위(승점 3)까지 떨어졌다. 재계약을 맺은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데다,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데 로시 감독에게 더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었지만, AS로마는 빠르게 결단을 내리면서 데 로시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AS로마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로마 프레스는 “AS로마는 새 시즌이 개막한 지 단 4경기만에 데 로시 감독을 해임했다. 이 결정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큰 소란을 일으켰다”며 “데 로시 감독이 급작스레 경질되면서 AS로마의 오전 훈련은 전면 취소됐고, 훈련장에 모인 선수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한편 데 로시 감독은 현역 시절 AS로마에서만 무려 19년을 뛰었다. 지난 2001년 AS로마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019년 보카 주니어스로 떠나기 전까지 통산 616경기에 출전해 63골 60도움을 올리며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선수 생활을 마친 후로는 지도자 길을 걸었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코치와 SPAL 감독을 지내다가 AS로마 지휘봉을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