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룡대한축구협회

잔류하자 무릎 꿇고 눈물 흘렸던 韓 지도자 3년 만에 중국으로 복귀…‘이번엔 승격 도전’ 장외룡 감독, 충칭 퉁량룽 사령탑 부임 [오피셜]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장외룡(66) 감독이 3년 만에 중국 무대로 복귀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다시 시작한다. 과거 이끌었던 충칭 량장 징지와 연고지가 같은 충칭 퉁량룽 드래곤즈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도중 급하게 소방수로 투입된 장 감독은 중국 갑급리그(CLO·2부)에 속한 충칭 퉁량룽을 중국 슈퍼리그(CSL·1부)로 승격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충칭 퉁량룽은 2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우호적인 협의와 발전 계획에 따라 장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면서 “장 감독은 곧바로 부임해 CSL 승격을 위해 선수단을 이끌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구단은 장 감독의 리더십 아래 그가 강조하는 인내, 노력, 희생의 정신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출신 장 감독은 1989년 현역 은퇴 후 부산 대우 로얄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도스 퓨처스(현 사간 도스), 베르디 가와사키(현 도쿄 베르디),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 등 줄곧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 부임해 그해 K리그1 준우승을 달성하며 지도자로 두각을 드러냈다.

장 감독은 이후 2011년 중국 무대로 옮겨 칭다오 중넝(현 칭다오 하이뉴), 다롄 아얼빈(현 다롄 프로), 허난 젠예(현 허난 FC), 충칭 량장을 이끌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지도자 생활을 한 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충칭 량장을 이끌었을 때다. 당시 장 감독은 가까스로 CSL 잔류에 성공하자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으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충칭 량장은 당시 재정난으로 임금 체불 문제를 빚어 주축 선수들이 대다수 떠난 데다, 심지어 클럽하우스의 수도세와 전기세를 내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사실상 강등되는 게 유력했지만 장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 속 반전 드라마를 쓰면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다만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해체했고, 장 감독도 그렇게 중국 무대를 떠났다.

장 감독은 이후 2023년부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돼 행정가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다 충칭 퉁량룽의 제안을 받고 3년 만에 중국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앞서 충칭 퉁량룽은 지난 22일 살바도르 산체스 감독을 경질한 후 장 감독과 접촉했다. 충칭 퉁량룽은 현재 CLO 2위에 위치해 CSL 승격에 도전하고 있는데, 최근 2연패에 빠지자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2연패를 당한 충칭 퉁량룽은 14승4무5패, 승점 46에 머무르고 있지만 아직 선두 랴오닝 톄런(승점 51)과 격차가 승점 5밖에 나지 않는다. 7경기나 남아 있어 충분히 순위를 뒤집으면서 CSL로 승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급하게 소방수로 투입된 장 감독이 분위기를 바꾸면서 충칭 퉁량룽의 CSL 승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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