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막대한 손해를 감수할 생각이다. 이적료 무려 8500만 유로(약 1435억 원)를 지불하고 영입한 제이든 산초(24·애스턴 빌라)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떠나는 걸 막지 않기로 결단을 내리면서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산초는 내년 6월에 FA 신분으로 맨유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맨유는 내년 6월부로 계약이 만료되는 산초와 동행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하지 않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초는 지난 2021년 7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떠나 이적료 8500만 유로를 기록하면서 맨유로 이적, 5+1년 계약을 체결했다. 도르트문트로 시절 잠재력을 꽃피우면서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차세대 월드클래스(월클)’로 평가받은 만큼 그를 향한 기대감은 상당히 컸다.
하지만 산초는 맨유 입단 첫 두 시즌 동안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세 번째 시즌엔 에릭 텐 하흐 감독과 갈등을 빚으면서 맨유에서의 생활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당시 그는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 텐 하흐 감독에게 항명했고, 결국 중징계를 받아 스쿼드에서 제외됐다.
맨유는 구상에서 제외한 산초를 매각하고자 했지만 고액 주급 때문에 쉽지 않았다. 결국 산초는 2024년 1월 도르트문트로, 그해 8월엔 첼시로 각각 임대 이적했다. 임대 이적할 때마다 완전 이적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이런 그는 지난 9월엔 애스턴 빌라(이상 잉글랜드)로 임대 이적했다.
결국 산초를 매각하는 데 번번이 실패한 맨유는 산초가 복귀하면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그가 FA 신분으로 떠나도록 내버려 둘 계획이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고액 주급 부담을 더는 쪽을 택하면서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기로 결정한 셈이다.
실제 스포츠 재정 통계 전문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산초의 주급은 무려 25만 파운드(약 4억 7800만 원)다. EPL에서 25만 파운드는 15위 안에 드는 고액 주급이다. 맨유 내에서도 카세미루와 브루노 페르난데스 다음으로 최다 주급이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산초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은 도르트문트 복귀다. 도르트문트는 산초가 내년 6월 FA 신분으로 시장에 나오면, 그가 주급을 삭감한다는 가정 하에 재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산초 역시 도르트문트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
만약 산초가 도르트문트로 향한다면 ‘제2의 포그바’ 사태가 벌어진다. 포그바는 2016년 8월 이적료 1억 500만 유로(약 1775억 원)를 기록하면서 유벤투스를 떠나 맨유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2022년 6월 맨유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FA 신분이 된 그는 그다음 달 유벤투스로 복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