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이 정도면 사실상 ‘취업 사기’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여름 은사의 부름을 받고 이적했지만, 전반기 내내 ‘백업 신세’에 머무르더니 불과 반년 만에 ‘매각 대상’으로 분류됐다. 첼시 미드필더 키어넌 듀스버리홀(26·잉글랜드)의 이야기다.
9일(한국시간) 첼시 내부 소식에 정통한 맷 로 기자에 따르면 첼시는 당초 이달 겨울 이적시장 때 듀스버리홀이 정규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임대를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바뀌면서 완전히 떠나보내는 것을 고려하며 ‘매각 대상’으로 분류했다.
만약 듀스버리홀이 내달 첼시를 떠나게 된다면 입단한 지 불과 반년만이다. 그는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은사’ 엔초 마레스카(44·이탈리아) 감독이 지난해 6월 첼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함께하자는 제안에 응하며 스탬퍼드 브리지에 입성했다.
듀스버리홀은 하지만 첼시에 입단한 이래 주전 경쟁에서 뒤처지며 ‘백업 신세’에 머물렀다.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빠르게 전술을 입히기 위해 자신의 전술을 잘 아는 듀스버리홀을 중용할 거로 예상됐지만, 예상과 달리 외면하고 있다.
실제 듀스버리홀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15경기(2골·1도움)를 뛰는 데 그쳤는데, 대부분 중요도가 떨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나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컵에서 출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거의 기회를 받지 못했다.
듀스버리홀은 결국 이 같은 처지에 놓이자 겨울 이적시장 때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임대를 떠날 거로 예상됐다. 이런 그를 향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애스턴 빌라 등이 관심을 보냈다.
다만 첼시는 듀스버리홀이 현재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한 빅 클럽이 듀스버리홀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면서 첼시의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맷 로 기자는 “첼시는 듀스버리홀을 완전 이적시킬 계획이며, 잘하면 듀스버리홀을 영입했을 당시 지출했던 3500만 파운드(약 627억 원)를 회수할 기회가 있을 거로 보인다”면서 “어떤 팀인지 말할 순 없지만, 유럽 내 한 빅 클럽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듀스버리홀은 지난 2017년 레스터 시티에서 프로에 데뷔한 다용도 미드필더다. 이전까지 크게 빛을 보지 못하면서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지만, 마레스카 감독을 만나고 나서 기량이 만개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안정적인 패싱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