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국가대표 왼쪽 풀백 이명재(31·버밍엄 시티)가 내달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곧바로 방출될 거란 현지 전망이 나왔다. 지난겨울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유럽 진출 꿈만 바라보면서 잉글랜드로 향했던 그를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버밍엄 시티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버밍엄 월드는 5일(한국시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이명재와 그랜트 헨리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못해 방출될 것이다. 물론 버밍엄 시티가 둘을 잔류시키기 위해 협상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별할 가능성이 크다”며 “임대로 데려온 벤 데이비스, 루크 해리스, 키어런 다월도 원소속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밍엄 시티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리그1(3부)에서 기록적인 우승을 거둔 후 EFL 챔피언십(2부)으로 승격한 가운데 중요한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버밍엄 시티는 실제 이번 시즌 압도적으로 우승했다. 46경기 동안 승점 111(34승9무3패)을 쌓았다. 이는 잉글랜드 프로축구(1~4부) 역사상 한 시즌 최다승점 신기록이다.
한 시즌 만에 다시 EFL 챔피언십으로 복귀한 버밍엄 시티는 다음 시즌 단순히 잔류에 그치지 않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버밍엄 시티는 지난 2011년 강등된 이후 EPL과 멀어졌다. 이에 올여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선수단을 강화할 예정이며, 기존에 ‘전력 외’로 분류된 자원들은 과감하게 내칠 계획이다.
버밍엄 시티는 이 과정에서 지난겨울 합류한 이래 적응 문제 등을 이유로 고작 3경기(선발 2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명재와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방출할 생각이다. 특히 EFL 챔피언십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스쿼드를 구성하길 원하는 버밍엄 시티는 이미 이명재 포지션에 새로운 선수 영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대표 출신 왼쪽 풀백 이명재는 중경고와 홍익대를 거쳐 지난 2014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 입단했다. 이후 그는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임대 생활한 후 다시 울산으로 돌아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활약했다. 지난 2020년엔 군 복무를 위해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뛰기도 했다. K리그 통산 201경기(1골·28도움)에 출전했다.
울산이 왕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핵심으로 활약하면서 K리그를 대표하는 왼쪽 풀백으로 발돋움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이명재는 지난해 3월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됐다. 이후 꾸준히 발탁돼 지금까지 A매치 7경기(1도움)를 소화했다.
이런 이명재는 지난겨울 울산과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새 팀을 찾던 과정에서 버밍엄 시티와 6개월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과 중국, 중동 등 복수의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는 거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꿈을 좇아서 유럽 진출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명재는 다소 늦은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 ‘늦깎이 유럽파’로 불렸다.
이명재는 하지만 버밍엄 시티 유니폼을 입은 고작 3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런 가운데 EFL 챔피언십 승격과 함께 개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인 버밍엄 시티가 내달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그와 동행을 이어갈 계획이 없어 6개월 만에 떠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