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디미트리 드 콩데 헹크 최고경영자(CEO)가 오현규(24)의 슈투트가르트 이적 무산 비화를 공개했다. 드 콩데 CEO는 슈투트가르트의 협상 방식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현규가 남아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드 콩데 CEO는 11일(한국 시각) 구단 채널을 통해 “이 일을 시작하고 10년 동안 겪은 일 중에서 가장 극단적이었다. 슈투트가르트로부터 방출액 기록인 2,700만 유로(약 440억 원)에 가까운 제안이 들어왔다”라며 “그런데 다음 날, 독일 매체로부터 슈투트가르트의 요구액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군다나 메디컬 테스트와 관련한 소식도 전해졌다”라고 말했다
계속 말을 이어간 드 콩데 CEO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이런 일 처리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라면서 “오현규가 남아서 기쁘다. 그는 국가대표 경기에서 득점한 뒤 무릎 세리머니를 펼쳤다”라고 덧붙였다.
오현규는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독일로 이동했다. 공격수 영입이 절실한 슈투트가르트가 급하게 제안을 건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사샤 타볼리에리 기자의 보도를 시작으로 오현규가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는다는 소식이 퍼졌다.
그런데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무릎 상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해당 부상은 오현규가 프로 데뷔 이전에 다친 거로 알려졌다. 프로 데뷔 후 무릎에 문제가 없었지만, 슈투트가르트는 이를 우려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부상 이력을 빌미로 이적료 인하를 시도했다.
그러나 헹크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헹크는 셀틱에서 오현규를 영입할 당시, 해당 부상을 파악하고 데려왔다. 지난 시즌에도 무릎 부상으로 고전한 바 없었다. 슈투트가르트는 이적료를 낮추려는 시도가 무위에 그치자, 이번에는 임대를 시도했다. 헹크는 당연히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오현규는 벨기에로 돌아왔다. 슈투트가르트가 막판 합의를 깨고 재협상하려다가 모두가 피해를 봤다. 이적에 실패한 오현규는 미국으로 이동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전을 소화했다.
멕시코전 선발로 출전한 오현규는 후반전 팀의 두 번째 득점을 터트린 뒤, 자기 무릎을 가리켰다. 무릎 부상으로 이적이 무산됐다는 이야기에 정면 반박했다. ‘무릎 세리머니’는 슈투트가르트를 향한 분명한 신호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오현규는 무릎 세리머니에 관해서 “저격하려는 건 아니다. 건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오현규를 영입하지 못한 슈투트가르트는 위기에 놓였다. 닉 볼테마데(23)가 뉴캐슬로 떠난 자리를 메우지 못하면서 제바스티안 회네스(43·독일) 감독의 계획이 틀어졌다. 또한 부주장이자 에이스인 데니스 운다브(29)도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다. 당분간 에르메딘 데미로비치(27) 홀로 버텨야 한다.
독일 매체 ‘빌트’는 10일 “슈투트가르트는 공격진에 큰 공백이 있다. 볼테마데는 뉴캐슬로 이적했고, 운다브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최소 10월 중순까지 결장한다”라며 “오현규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해 영입이 무산됐다. 데미로비치 홀로 크리스마스까지 엄청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공격수가 부족한 슈투트가르트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오현규 영입을 재시도할 거라는 이야기도 떠올랐다. 다만 슈투트가르트와 오현규, 헹크 간 껄끄러운 관계가 된 터라,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