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33)이 올여름 토트넘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까. 최근 손흥민의 거취를 둘러싼 추측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그가 떠날 생각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을 매각한 후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으로 다음 시즌을 대비해 선수단 보강을 계획한 만큼 손흥민이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다면 이적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 있다(Heung-min Son is open to leaving Tottenham)”면서 “사우디와 유럽으로부터 진지한 제안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의 미래는 곧 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현재로서는 유력한 차기 행선지는 사우디다. 2년 전부터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하면서 구애를 보내던 사우디가 최근 손흥민에게 다시 접근하기 시작한 데다, 막대한 이적료 수익을 원하는 토트넘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만한 제안을 할 수 있는 게 사우디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34년 월드컵 개최를 확정한 사우디는 자국 축구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을 자국으로 데려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같은 아시아 대륙에 속하면서 수많은 팬을 보유한 한국의 ‘캡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알힐랄과 알이티하드 등 사우디를 대표하는 거물 구단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행선지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를 앞세워 손흥민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할 예정이다. 당장 알힐랄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무려 5억 1000만 파운드(약 9379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후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이티하드 역시 비슷할 거란 전망이다.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을 매각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손흥민이 부상이 점점 잦아지고 예전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올여름이 이적료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현금화한 후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으로 다음 시즌을 대비한 선수단 보강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현지에선 토트넘 새 사령탑으로 부임이 사실상 확정적인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새 시즌 베스트11에서 떠날 가능성이 큰 손흥민을 제외했다. 손흥민이 줄곧 뛰던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는 앙투한 세메뇨가 차지했다. 세메뇨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할 경우, 손흥민을 대체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물론 손흥민은 이적설에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았다. 무슨 말을 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게 맞다”며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지켜보는 게 맞다. 저는 어느 자리에서나 노력해 온 선수다. 어디에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이 만약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게 된다면, 10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지금까지 핵심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적응을 마치면서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에 해당한다. 지난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돼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