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대구FC

“이렇게 떠나도록 두어선 안 돼” 절규한 세징야에 이어 에드가도 ‘강등’ 책임지고 사임한 조광래 대표 향해 “대구에 있어서 정말 큰 존재”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 조광래 대표이사가 K리그2(2부) 강등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가운데, 대구를 대표하는 외인 공격수 듀오‘ 세드가’ 세징야와 에드가(이상 브라질)가 나란히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구의 왕’으로 불리는 세징야는 조 대표의 복귀를 갈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 대표의 사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조 대표는 이미 지난 8월 올 시즌을 끝으로 사임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으며, 최종적으로 K리그2 강등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대구는 앞서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정규시즌이 끝난 K리그1에서 최하위(12위)에 머물러 10년 만에 K리그2로 강등됐다.

조 대표는 “존경하는 팬·시민 여러분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말씀 올리게 되어 정말 마음이 무겁다.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그간 보내주신 성원에 걸맞지 않은 최종결과에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대구에서 보낸 11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는 언제나 변함없이 함께해주신 팬 여러분 덕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이지만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기에 물러나고자 한다.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주신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단과 경기 후에도 눈물의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그 진심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하지만 K리그2 강등이 확정될 당시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세징야는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조 대표이사의 사임을 인정하지 못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 대표님이 없는 대구는 존재할 수 없다”며 “조 대표님을 모든 일의 원인으로 몰아가며 마치 이야기 속 악당처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대구는 시에서 운영하는 구단이며 예산이 제한되어 있다. 다른 구단들처럼 마음껏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조 대표님도 당연히 오랫동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 했고, 수준 높은 선수들을 영입해 당당히 경쟁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진정한 대구 팬이라면 조 대표님의 퇴진이 기쁠 리 없다. 이렇게 떠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조 대표님은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저도 조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모두가 저를 팔려고 했을 때, 그리고 제가 떠나고 싶어 했을 때조차 저를 붙잡아 준 사람이 바로 조 대표님이었다. 조 대표팀이 지켜냈기에 제가 남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아름다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세징야는 “조 대표님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분이다. 언제나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주셨고, 외국인 선수들이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주셨다. 그런데 어떻게 가장 중요한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소식을 듣고 얼마나 슬프고 실망스러운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제발 돌아와서 우리의 리더로 계속 남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세징야에 이어 에드가 역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조 대표님과 함께해 온 모든 시간들, 경기장에서 건네주신 조언들 그리고 저에게 가르쳐 주신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조 대표님은 대구에 있어서 정말 큰 존재였다. 제가 조 대표님과 대구를 위해 더 많이 하지 못했다면 죄송한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조 대표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약 11년간 대구를 이끌었다. 이 기간 대구를 180도 바꿔 놓았다. 특유의 안목과 부지런함을 앞세워 세징야와 에드가를 영입하고, 또 여러 유망주를 대거 발굴, 육성했다. 그 결과 대구는 2016년 K리그1로 승격했고, 2018년엔 창단 첫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달성했다. 2021년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했다.

조 대표의 최대 업적은 역시 ‘대팍(대구IM뱅크파크)’ 건립이다. 전용구장을 짓기 위해 오랜 기간 대구시를 설득한 조 대표는 2019년 1월 ‘대팍’을 완공시켰다. 이후 ‘대팍’은 단숨에 대구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관중석과 그라운드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전용구장의 매력 속에 팬들은 매 시즌 꾸준히 ‘대팍’을 찾았고, 대구는 홈경기 때마다 분위기가 가장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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