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 카일 워커(34·잉글랜드)가 8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모양새다. 워커는 이미 러브콜을 보낸 AC밀란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면서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맨시티는 이런 워커가 떠나는 것을 붙잡지 않을 생각인데, 현지에서 맨시티가 워커를 붙잡지 않기로 한 충격적인 이유를 전했다.
12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달 겨울 이적시장 때 떠나기로 결정한 워커는 AC밀란과 이적 협상을 시작해 논의를 나누고 있다. 아직 합의점을 찾는 단계지만, 다음 주에 재차 협상을 이어가면서 마무리 지을 거로 전망되고 있다. 맨시티는 워커가 이별하기로 마음을 굳힌 가운데 더는 붙잡지 않기로 결단을 내렸다.
맨시티는 당초 지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떠나려던 워커를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당시 워커는 바이에른 뮌헨의 관심을 받더니 개인 조건 구두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맨시티가 수비진에서 중심축을 잡아주고,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워커를 떠나보낼 계획이 없어 잔류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이후 재계약까지 맺었다.
워커는 지난해에도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오일 머니’를 앞세운 알아흘리의 구애를 받았다. 그러나 맨시티는 워커가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자 동행을 계속 이어가기로 하면서 이적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워커 역시도 맨시티와 재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적을 고려하지 않기로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맨시티는 올 시즌 성적 부진 속에 ‘무관’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자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고,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른 중반을 바라보면서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은 워커가 떠나려고 하자 이젠 미련 없이 놓아주려는 분위기다.
실제 맨시티는 워커가 더 이상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통계로도 증명됐다. 워커가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11경기에서 맨시티는 고작 2승에 그쳤다. 경기당 득점은 0.8골, 실점은 1.9골이다. 반면 출전하지 않거나 교체로 빠졌을 때 맨시티는 17경기에서 11승을 거뒀다. 경기당 득점은 2.1골, 실점은 1.1골이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워커는 펩 과르디올라(53·스페인) 맨시티 감독에게 도움이 되기보단 걸림돌로 전락했다”며 “워커가 올 시즌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맨시티가 왜 떠나려는 워커를 붙잡지 않는지 알 수 있다. 일대일 싸움에서 거의 이길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던 그는 이젠 상대 공격수들의 쉬운 표적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워커는 지난 2017년 여름 맨시티에 합류해 줄곧 주축으로 뛰어왔다. 지금까지 통산 319경기(6골·23도움)를 뛰었다. 이 기간에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회 등 우승 트로피만 무려 17개를 들어 올렸다. 특히 2023년 ‘트레블(3관왕)’ 대업을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