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32)이 올여름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는 걸까. 손흥민이 과거 토트넘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은사’ 주제 무리뉴(62·포르투갈) 감독과 만남을 가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 영입을 직접 요청했다는 소식이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이다.
튀르키예 매체 예나 아키트는 16일(한국시간) 페네르바체 소식에 정통한 야으즈 사본추글루 기자의 말을 인용해 “무리뉴 감독이 자신의 옛 제자인 손흥민과 비밀리에 회동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며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음 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는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을 올여름 영입 목표로 정했다. 실제 지난 4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문 페네르바체는 거액을 투자해 ‘톱 클래스’ 선수 영입을 통해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는 게 일차적인 목표인데, 무리뉴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특히 올여름 손흥민이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 영입을 추진 중이다. 실제 지난 시즌 그토록 원하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과 함께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려 새 역사를 쓴 손흥민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현재 사우디부터 시작해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자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토트넘 역시도 손흥민을 매각해 현금화한 후,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으로 다음 시즌을 대비해 선수단 보강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터라 이번 여름이 이적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데다,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그가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부상도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그에게 연봉 1200만 유로(약 190억 원)를 제시했다. 이는 페네르바체 최고 연봉이자, 현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받는 연봉 1160만 유로(약 183억 원)보다 조금 더 많은 액수다.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72억 원)를 제안할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토트넘이 페네르바체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협상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은 커질 전망이다. 이적이 성사될 경우 손흥민은 ‘은사’ 무리뉴 감독과 4년 만에 다시 재회하게 된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가 무리뉴 감독이 2021년 경질되면서 이별했다.
아울러 손흥민은 10년 만에 토트넘을 떠나게 된다.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금까지 핵심으로 활약을 펼쳐 왔다. 이적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마치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는 등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실제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 최다득점 5위에 각각 해당한다. 이 기간 UEL 우승 1회를 달성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한 차례 거머쥐었다. 지난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 10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무슨 말을 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게 맞다”며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는데,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지켜보는 게 맞다. 저는 어느 자리에서나 노력해 왔다. 어디에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적설에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