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a Agnelli JuventusGetty Images

유벤투스 회장, 선수들에게 슈퍼 리그 출범 지지 요구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유럽 슈퍼 리그 출범 계획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안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이 수개월 전 선수들에게 자신을 공개적으로 지지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슈퍼 리그는 지난 4월 갑작스러운 출범을 발표해 전 세계 축구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슈퍼 리그는 유벤투스를 비롯해 유럽 빅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인테르, AC 밀란), 스페인 라 리가(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토트넘, 아스널)의 총 12팀으로 구성된 창립 멤버(founding members)를 15팀으로 늘리고, 매 시즌 자국 리그 성적에 따라 다섯 팀에 추가로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최고 권위의 대회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은 슈퍼 리그는 출범 선언 후 단 이틀 만에 계획이 잠정 중단됐다.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아넬리 회장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는 유벤투스의 슈퍼 리그 합류를 선언하며 자신이 맡고 있었던 유럽클럽협회(ECA) 회장직을 내려놓았고, 유럽축구연맹(UEFA)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 특히 여론은 미국, 혹은 중동 자본이 유입된 맨시티, 맨유, 리버풀 등은 유럽 축구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운영진의 결정 탓에 슈퍼 리그 출범을 지지할 수도 있겠으나 1923년부터 유벤투스 구단을 운영한 가문에서 태어난 아넬리 회장의 행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가 공개한 유벤투스의 지난 시즌 비하인드 신을 공개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All or Nothing'에 따르면 아넬리 회장이 슈퍼 리그 출범을 선언하며 선수들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장면 속 아넬리 회장은 유벤투스 선수들에게 "슈퍼 리그 출범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명은 BSW다. 세계 최고의 쇼(Best Show in the World)라는 뜻이다. 내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일할 것이다. 이 때문에 내가 보호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이 오면 나를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이 슈퍼 리그 출범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예상한 셈이다.

아넬리 회장은 슈퍼 리그 출범 계획을 밝힌 지난 4월부터 유벤투스에서조차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당시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게로'는 만약 아넬리 회장이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면 구단 레전드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가 그를 대체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벤투스 구단 내부에서 아넬리 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키를 쥔 인물은 대주주 존 엘칸이다. 엘칸은 아넬리 회장과 사촌관계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지난 4월부터 공개적으로 아넬리 회장을 맹비난했고, ECA는 최근 슈퍼 리그 합류를 거절한 파리 생제르맹(PSG) 구단주 나세르 엘-켈라이피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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