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나폴리에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와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을 거머쥐었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4·파리 생제르맹)가 이번에는 이강인(24)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도전한다. 파리 생제르맹 이적 반년도 안 돼 UCL 결승에 오른 크바라츠헬리아가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8일(한국 시각) 아스널과 경기를 마치고 “모든 게 빠르게 진행됐다. 벌써 UCL 결승에 올랐는데, 마치 꿈만 같다”라며 “이 모든 건 노력, 신뢰 그리고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된 덕분이다. 이 선수들과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우리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지난겨울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크바라츠헬리아는 입단 4개월 만에 UCL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아스널과 준결승 1차전에서 우스만 뎀벨레(27)의 결승골을 도운 데 이어 2차전에서도 골대를 강타하는 등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까지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등 성실함을 뽐냈다.
파리 생제르맹은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한 뒤 공수 밸런스가 더욱더 탄탄해졌다. 과거 킬리안 음바페(26·레알 마드리드), 네이마르(33·산투스),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가 공존하던 시절에는 공수 균형이 무너지면서 중요한 고비마다 고개를 숙였지만, 크바라츠헬리아는 이전 슈퍼스타들과 달랐다. 공격적인 재능뿐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동료들의 부담을 줄였다.
크바라츠헬리아가 측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니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22) 등 주변 공격수들은 더욱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계륵으로 불리던 뎀벨레는 공식전 45경기에서 33골과 10도움을 쌓으며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바르콜라 역시 잠재력을 터트리며 공식전 54경기에서 19골과 16도움을 올렸다. 크바라츠헬리아가 오면서 루이스 엔리케(54·스페인) 감독의 공격진이 비로소 완성됐다.
파리 생제르맹을 바꿔놓은 크바라츠헬리아는 이번 시즌 최대 4개 대회를 우승할 수 있다. 이미 프랑스 리그1 타이틀을 차지한 그는 인테르와 UCL 결승과 더불어 스타드 드 랭스와 쿠프 드 프랑스 결승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전 소속팀인 나폴리가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면 두 번째 세리에 A 우승 커리어를 추가할 수 있다.
조지아 국가대표인 크바라츠헬리아는 루빈 카잔, 디나모 바투미, 나폴리 등을 거쳐 지난 1월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드리블, 슈팅, 기회 창출 등 공격적인 재능이 출중한 그는 2022-23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빅리그 첫 시즌임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으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후에도 활약을 이어간 크바라츠헬리아는 여러 빅클럽으로부터 구애를 받았다. 수많은 이적설 속 그는 파리 생제르맹 이적을 택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7,000만 유로(약 1,103억 원) 이적료를 지출하고 크바라츠헬리아를 품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이적 후 공식전 23경기에서 4골과 5도움을 기록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나폴리 시절보다 공격 포인트는 줄었어도 경기에서 뚜렷한 영향력을 나타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크바라츠헬리아는 커리어 동안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은 거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졌다. 루빈 카잔에서 황인범(28·페예노르트)과 절친한 관계였던 그는 나폴리 시절 김민재와도 가까운 사이였다. 파리 생제르맹에서는 동갑내기인 이강인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