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enzo Insigne Northern Ireland Italy Getty

'월드컵 플레이오프행' 이탈리아, 공격수 부재가 끝내 발목잡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유로 2020 챔피언 이탈리아가 골을 보장해줄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 부재를 드러내며 4승 4무로 C조 2위에 그치며 월드컵 본선 직행에 실패한 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탈리아가 벨파스트에 위치한 윈저 파크 원정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4승 4무로 승점 16점에 그치며 스위스(승점 18점)에 밀려 조 2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에 실패했다. 이제 내년 3월에 있을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본선이 가능해진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 vs 북아일랜드 결과Italian Football TV

경기 내용 자체는 이탈리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슈팅 숫자에서 12대4로 정확하게 3배가 더 많았고, 점유율에선 71대29로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코너킥에서도 12대3으로 북아일랜드에 크게 앞섰다. 하지만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탈리아가 북아일랜드에게 발목을 잡히는 틈을 타 7차전까지만 하더라도 조 2위에 그쳤던 스위스가 불가리아에게 4-0 대승을 거두며 막판 뒤집기와 함께 C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입장에서 더 실망스러운 건 스위스가 4골을 넣으면서 골득실에서 2골을 앞서고 있었을 뿐 아니라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거해 상대 전적(스위스 원정 0-0 무, 이탈리아 홈 1-1 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었기에 스위스가 불가리아에게 4-0으로 앞서는 순간 3골 차 이상의 대승이 필요했음에도 1골도 넣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운명이 뒤바뀐 이탈리아와 스위스GOAL

이탈리아는 올 여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된 유로 2020 본선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수비부터 미드필더까지는 완성된 모습을 자랑하고 있는 이탈리아이다.

문제는 바로 최전방에 있었다. 확실하게 골을 보장해줄 수 있는 믿을 만한 골게터가 없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유로 2020 우승 당시에도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연달아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단점은 월드컵 예선에서도 이어졌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 단 2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짠물 수비를 자랑했다. 경기당 점유율 역시 무려 67%에 달했다. 하지만 득점은 13골로 경기당 1.6골에 그쳤다.

역시나 공격수들의 득점이 너무나도 저조했다. 간판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와 백업 공격수 모이세 킨, 그리고 측면 수비수 조바니 디 로렌초가 각각 2골씩을 기록하며 월드컵 예선 팀 내 득점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그마저도 이번 A매치 기간에 있었던 스위스와 북아일랜드로 이어지는 연전에는 임모빌레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이로 인해 북아일랜드전엔 163cm 단신의 측면 공격수 로렌초 인시녜를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해야 했던 이탈리아였다.

그렇다고 해서 임모빌레가 나왔다고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게 이탈리아의 슬픈 현실이다. 임모빌레는 월드컵 예선에서 5경기에 출전하면서 이탈리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9회의 '빅 찬스 미스(6야드 이내의 슈팅을 지칭하는 축구 용어)'를 기록했다. 애당초 임모빌레가 이 기회들을 살렸어도 이탈리아의 월드컵 본선 직행은 일찌감치 성공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무엇보다도 스위스와의 2경기 결과가 이탈리아 입장에선 뼈아팠다. 이탈리아는 스위스와의 2경기에서 연달아 페널티 킥을 얻었으나 키커로 나선 조르지뉴가 실축하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5차전 0-0, 7차전 1-1). 둘 중 한 번만 성공시켰어도 이탈리아가 스위스전을 승리하면서 월드컵 본선에 직행했을 것이다. 조르지뉴 개인에게 있어선 유로 2020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부터 시작해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3회 연속 페널티 킥 실축이었다.

3연속 페널티 킥 실축 조르지뉴International Champions Cup

이탈리아는 분명 수비부터 미드필더까지는 세계 최정상급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덕에 강호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유로 2020 본선 같은 무대에서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의 득점 문제로 인해 상대적 약체들과의 맞대결에서 확실하게 골을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를 노출하며 예선에서 약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당장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도 이탈리아는 7승 2무 1패로 스페인(9승 1무)에 밀려 G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스웨덴과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1무 1패로 본선 진출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제 이탈리아는 내년 3월, 플레이오프 2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유럽 챔피언 이탈리아가 두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실패라는 참사를 면하기 위해선 3월이 오기 전까지 최전방 공격수 부재 문제를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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