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골든보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의 나폴리행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나폴리와 PSG가 원칙적인 합의를 맺으면서다. 물론 구단 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이강인이 나폴리행에 동의해야만 이적이 성사되기 때문에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매체 스파지오 나폴리는 10일(한국시간) “나폴리는 PSG와 이강인 영입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하면서 구단 간 합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개인 합의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독점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폴리는 이미 이적시장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과 함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참가하는 만큼 스쿼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루카 마리아누치는 내일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곧바로 영입이 공식화될 예정이고, 케빈 더 브라위너 영입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나폴리는 하지만 마리아누치와 더 브라위너 영입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 영입을 위해 움직일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이강인에게 상당히 관심이 있다. 지오반니 만나 나폴리 단장이 이강인의 기량이나 재능을 높게 평가하면서다.
이강인 영입을 계획한 나폴리는 PSG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협상 테이블을 차릴 때부터 상당한 낙관론을 보여 왔다. PSG가 이강인의 몸값으로 4000만 유로(약 620억 원)를 책정했지만, 나폴리는 보너스를 포함해 3000~3500만 유로(약 465~543억 원)를 제안해 이적료를 낮췄고 마침내 원칙적 합의를 맺으면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
다만 나폴리는 PSG와 합의를 맺더라도, 이강인을 설득해야 한다. 나폴리는 PSG에서 연봉 400만 유로(약 62억 원)를 받고 있는 이강인에게 계약기간 5년에 연봉 500만 유로(약 77억 원)를 제안했지만, 이강인은 나폴리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나폴리 이외에 다른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초상권 문제도 나폴리가 이강인을 설득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나폴리의 경우 초상권 정책이 일반적인 구단들과 다르다. 나폴리는 선수들의 초상권이나 상업적 권리를 모두 보유하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광고를 촬영하더라고, 그 수익을 본인이 가져가지 못하고 나폴리에 줘야 한다.
스파지오 나폴리는 “이강인은 한국에서 매우 인기가 많으며, 한국에서 운동선수 매출 1위에 올라 있다. 따라서 나폴리는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선 초상권 문제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며 “그러나 나폴리는 이강인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공격진에 엄청난 퀄리티를 더해줄 선수라고 판단해 영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여름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우려와 달리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첫 시즌 PSG가 모든 대회에서 53경기를 치르는 동안,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이유로 국가대표에 차출되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36경기(선발 24경기)에 출전해 5골·5도움을 올리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이강인은 두 번째 시즌도 전반기 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제로톱(가짜 9번 공격수)’부터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등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다만 이강인은 첫 시즌과는 달리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지난겨울 크바라츠헬리아의 합류와 맞물려 후반기 들어서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실제 이강인은 겨울 휴식기 전까지 전반기 동안 PSG가 모든 대회에서 치른 23경기 가운데 23경기(6골·2도움)를 모두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기 들어서 PSG가 공식전 35경기를 치르는 동안 22경기(4도움)밖에 뛰지 못했다. 평균 출전시간도 56.5분에서 49.9분으로 줄어들었다.
이강인은 특히 PSG가 일찌감치 조기에 우승을 확정 지었음에도 리그1 최종전에서 결장했고,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과 UCL 결승전에선 단 1분조차 출전시간을 얻지 못했다. 때문에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무대 ‘트레블(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마냥 크게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결국 불규칙한 출전 시간과 중요한 경기에서 잇달아 결장한 이강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않아 이적을 결심했다. PSG 역시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구상에 없는 이강인과 굳이 계속 동행을 이어갈 필요가 없는 만큼, 적절한 이적료를 제안받는다면 이강인을 붙잡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