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기니 대표팀의 주장 나비 케이타(26·리버풀)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내년 1월부터 한 달간 열리는 2021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거나 대회 준비에 투자한 만큼 원금을 회수하거나 둘 중 하나는 성공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가 주어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9일(한국시간) "마마디 둠부야(41·기니) 대통령은 기니 대표팀 선수단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지 못할 시에는 대회 준비에 사용된 비용을 모두 갚아야 한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소식을 전했다.
앞서 지난 9월 돔부야 대통령은 군부대를 이끌고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기니 정부를 점령한 후 정권을 잡았다. 본래 대통령이었던 알파 코데(83·기니)를 감금하는 등 무자비한 행보를 보이면서 현재 군사 독재 정권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돔부야 대통령은 최근 공식 연설을 가져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강조했다. 혹여나 우승컵을 가져오는 데 실패하더라도 대회 준비에 투자한 만큼 원금을 회수해야 한다고 못 박아 말하며 선수들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자연스레 기니 대표팀 선수들은 부담감이 배가 되는 상황 속에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 특히 주장 케이타를 비롯해 유럽 내에서 활약 중인 아마두 디아와라(24·AS로마), 일라익스 모리바(18·라이프치히) 등은 우승컵을 가져와야만 하는 살벌한 임무 속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연히 현지에서는 돔부야 대통령의 요구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단순히 기니의 전력이 우승권과 거리가 먼 것을 떠나서 그동안 결승에 한 차례도 오른 적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기니는 지금까지 총 12차례 대회에 참가했는데, 최고 성적이 8강이었다. 가장 최근 참가했던 2019년 대회에선 16강에 올랐다가 알제리에 0-3으로 대패하며 무너졌다. 이런 전력을 알면서도 돔부야 대통령은 군사 독재 정권을 앞세워 우승이라는 지나친 요구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과한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