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 v Kuwait - FIFA World Cup Asian 3rd QualifierGetty Images Sport

우리는 이제 누구의 시대를 살아갈까…홍명보 감독, 손흥민 대신할 새 주장 고민한다

[골닷컴] 이정빈 기자 = 홍명보(56)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주장 교체를 고민할 생각이다. 손흥민(33·LAFC)에게 꾸준히 믿음을 보였던 홍 감독이 대표팀 주장 교체를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대표팀은 오는 9월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연달아 맞붙는다.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중 두 국가를 상대하기에 대회를 앞두고 현재 전력을 평가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다.

이날 홍 감독은 취재진과 질의응답 도중 놀라운 이야기를 꺼냈다. 한 취재원이 대표팀 주장이 바뀔 수 있는지 질문하자 “계속 생각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개인을 위해서도, 대표팀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라며 “지금 결정하진 않았다. 대표팀을 위해서 어떤 선택이 좋은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주장 교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주장인 손흥민에게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손흥민은 홍 감독의 기대를 경기장에서 보답했다. 클럽 팀인 토트넘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동갑내기인 이재성(33·마인츠)을 포함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황희찬(29·울버햄튼)과 대표팀에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창출했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경기에서 3골과 2도움을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선사했다. 주장으로서 이룬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대표팀이 별 탈 없이 나아가면서 이번 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달고 나설 거로 보였다. 다만 홍 감독은 손흥민이 아닌 다른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착용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언’이었다. 홍 감독은 “답변이 애매할 순 있겠지만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정한 게 없다는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손흥민 주장 교체는 여러 의미를 뜻한다. 그가 주장 완장을 다른 선수에게 건넨다면, 이는 기존 시대의 막을 알리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여는 순간이다. 손흥민은 2018년 9월 기성용(36·포항스틸러스) 뒤를 이어 대표팀 주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7년 동안 활약하면서 역대 초장수 주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 시기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손흥민 주장 시대가 막을 내린다면, 다음 완장 주인공으로 부주장인 이재성을 비롯해 황인범(28·페예노르트),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이 유력 후보로 보인다. 세 선수 모두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또 다른 스타들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주장 기준으로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맞이하는 데 있어서 주장의 역할은 아무래도 경험이 있어야 한다”라며 “또 리더십도 필요하다. 여러 가지 요소도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한편, 홍 감독은 손흥민을 조커로 기용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홍 감독은 “얼마나 오래 뛰느냐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어떻게 이바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신체 능력이 전성기 시절보다 떨어진 가운데, 그를 더 효율적으로 기용하려는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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