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손흥민(33)이 토트넘을 떠나 LAFC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다. LA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료 기록을 경신한 데다,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 다음으로 높은 연봉을 보장하기로 했다.
LAFC는 7일(한국 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LAFC 유니폼을 입게 된 손흥민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 FC에 합류하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 “MLS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너무나 기대된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이 클럽, 이 도시, 그리고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왔다. 어서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LAFC는 손흥민 영입에 2,650만 달러(약 367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MLS 이적료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라테 루트(26·애틀랜타 유나이티드)가 기록한 2,200만 달러(약 305억 원)다. 10년 전 손흥민을 2,980만 달러(약 413억 원)에 영입했던 토트넘은 원금에 가까운 금액을 받았다.
연봉 또한 최고 대우다. LAFC는 손흥민에게 지정 선수 한자리를 활용했다. 지정 선수는 MLS 규정으로, 구단마다 최대 3명까지 샐러리캡에 상관하지 않고 급여를 줄 수 있다. LAFC는 손흥민에게 870만 달러(약 120억 원) 이상을 약속한 거로 알려졌다. 이는 리그에서 메시 다음으로 높은 연봉이다.
손흥민의 LAFC이적은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모두가 알고 있었다.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LA행 비행기에 오른 손흥민은 6일 미국 땅을 밟았다. LA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BMO 스타디움)으로 향해 새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손흥민은 베넷 로젠탈 LAFC 공동 구단주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기 도중에는 ‘전광판피셜’이 나오기도 했다. 손흥민을 전광판으로 주목한 LAFC는 “환영합니다. LAFC 공격수 손흥민”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은 이에 열광했고, 손흥민은 미소를 지은 채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를 지켜본 뒤,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손흥민은 이제 공식적으로 LAFC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빈다..
손흥민은 MLS에 진출한 역대 9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홍명보(56)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2002년 LA 갤럭시로 이적하면서 첫 사례가 됐다. 이후 이영표(48·은퇴), 김기희(36·시애틀 사운더스), 황인범(28·페예노르트) 등이 뒤따랐다. 현역 한국 MLS 선수로는 김기희, 정상빈(23·세인트루이스 시티), 김준홍(22·DC 유나이티드), 정호연(24·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이 있는데, 여기에 손흥민이 추가됐다.
한때 유럽 무대를 누볐던 스타들과 만남도 기대된다.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부스케츠(37), 루이스 수아레스(38), 조르디 알바(36·이상 인터 마이애미), 마르코 로이스(36·LA 갤럭시), 위고 요리스(38·LAFC), 에밀 포르스베리(33·뉴욕 레드불스), 크리스티안 벤테케(34·DC 유나이티드) 등이 MLS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LAFC는 손흥민 영입으로 경기장 안팎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 경기장에서 영향력뿐 아니라 중계권, 굿즈, 광고 등 상업적으로도 큰 재미를 볼 거로 예상된다. LA는 미국 내에서 한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며, 야구 스타인 박찬호(52·은퇴)와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 LA 다저스에서 뛰던 시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손흥민이 오면서 이제는 축구 붐이 일어날 거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