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형중 기자 = '한국 심판 전멸'.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열리는 국제 대회 중 최대 규모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단 한 명의 심판도 배출하지 못했다.
FIFA는 15일(한국시간)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서 활동한 심판진을 발표했다. 주심 35명, 부심 58명, VAR 심판 24명을 포함한 총 117명의 심판진으로 구성되었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 심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K리그에서 활동하는 대한축구협회 소속 국제 심판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에는 나서는 경우는 있지만, FIFA 대회에서 경기를 관장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사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한국 심판은 FIFA 월드컵에서도 명함을 내밀지 못한지 오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 국적 심판은 FIFA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가장 최근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나선 정해상 부심이다. 주심으로는 2002 한일 월드컵에 선발됐던 김영주 심판이 유일무이하다.
이번에 발표된 심판의 면면을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도 있다. 특히 중국 출신 마닝 주심이 눈에 띈다. 클린스만호가 출전한 AFC 아시안컵 조별 예선 1차전 바레인전 휘슬을 분 심판이다. 당시 그는 우리 선수 5명에게 옐로 카드를 주며 팬들의 원성을 샀고 실력을 의심 받았다. 그러나 그는 대회 결승전 주심으로 배정 받으며 아시아 최고 심판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이어 이번 클럽 월드컵 심판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레벨의 주심임을 입증했다. 우리가 아무리 비난하고 욕해도 한국 심판보다 낫다는 게 팩트다.
Getty Images최근 K리그에서는 여러 심판 판정 이슈가 불거져 나왔다. 이정효 감독의 '물병 킥 퇴장' 후에는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 부위원장이 "심판 성향을 파악해 전술을 짜는 것도 감독 능력"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기도 했다. 심판의 역량도 의심 받는 판에 고위급 관리자의 실언으로 심판계 전체의 수준 이하 행정력을 드러내고 말았다. 해당 부위원장은 그 발언 이후, 여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듯 K리그 경기 심판평가관으로 나왔다.
지난 9일 정몽규 회장 4기 집행부가 발표됐다. 정몽규 회장은 이번 임기 동안 심판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지원도 지원이지만 이제는 개혁이 필요하다. 심판계의 '그들만의 행정'을 개선하고 오랜 시간 지속됐던 카르텔을 뿌리 뽑아야 발전할 수 있다. 오심을 오심이라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점이 개선되는 과정은 더욱 필요하다. 더 이상 심각한 오심을 저지른 주심을 2주 뒤 경기에서 보고 싶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