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미래 양민혁(18)이 정규적인 출전기회를 찾아 또다시 임대를 떠났다. 지난 시즌 후반기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6개월 임대 생활을 했던 그는 이번엔 마찬가지로 같은 리그에 속한 포츠머스에서 1년 임대 생활을 한다. 최근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이 이적한 가운데 양민혁마저 임대를 떠나게 되면서 토트넘(잉글랜드)은 무려 10년 만에 한국인 선수가 없게 됐다.
포츠머스는 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과 1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존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은 올해 1월 토트넘에 합류했을 때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 후 QPR에서 임대 생활하며 챔피언십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서 ‘양민혁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이번 임대 계약을 통해 그는 다음 스텝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며, 구단 역시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양민혁이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나게 되면서 2015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토트넘에는 한국인 선수가 없게 됐다. 양민혁에 앞서 손흥민이 지난 7일 토트넘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로스앤젤레스 FC로 이적,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새 시즌 양민혁이 배준호(스토크 시티), 백승호(버밍엄 시티), 엄지성(스완지 시티) 등과 ‘코리안 더비’를 치르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사실 양민혁은 이번 여름 토트넘 잔류보단 임대 이적에 무게가 실렸다. 프리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토마스 프랑크 감독으로부터 중용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토트넘이 레딩, 위컴 원더러스, 루턴 타운, 아스널,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로 이어지는 프리시즌 일정 속에서 양민혁은 단 2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그마저도 모두 교체로 투입돼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을 소화했다. 총 출전시간이 16분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프랑크 감독의 구상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토트넘에서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양민혁은 한창 경기를 뛰면서 성장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정규적인 출전시간을 찾아 임대 이적을 모색했고, 새 시즌 포츠머스 유니폼을 입고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시즌 후반기 때 QPR에서 임대 생활을 하면서 챔피언십을 이미 경험해본 터라 따로 적응할 필요 없이 곧바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민혁은 지난해 고교생 신분으로 K리그1 강원FC와 준프로계약을 맺어 프로에 데뷔한 후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쳤다. 38경기 모두 출전해 공격포인트 18개(12골·6도움)를 기록하고 빠른 스피드와 번뜩이는 움직임,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6년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퍼포먼스를 뽐낸 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정 이달의 영플레이어상(4, 5, 6, 7, 10월)을 무려 다섯 번이나 수상한 데다, 이달의 선수상(7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결국 양민혁은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 2018년 준프로 계약 도입 이래 처음으로 계약 도중 프로 계약 체결한 선수로 기록됐다.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을 이을 한국 축구의 차기 슈퍼스타로 급부상한 그는 7월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고 K리그1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수상한 후 12월 토트넘에 합류했다. 다만 기회를 받지 못하고 QPR로 6개월 임대 이적했다가 올여름 복귀한 후 포츠머스로 1년 임대 이적했다.
한편, 1898년 창단한 포츠머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 전신인 풋볼 리그 퍼스트 디비전 2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회 등 우승한 이력이 있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명문 구단이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도 꾸준히 EPL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재정 문제로 인해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하면서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은 데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떠나더니 잉글랜드 리그 2(4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챔피언십까지 올라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