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손흥민(33)이 10년간 활약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토트넘과 동행을 마친 그가 로스앤젤레스 FC(LA FC)로 전격 이적했다. 손흥민은 홍명보(56), 이영표(48·이상 은퇴), 황인범(28·페예노르트) 등에 이어 역대 9번째 MLS 코리안리거가 됐으며, 김문환(30·대전 하나시티즌)에 이어 두 번째로 LA FC에 입단하는 한국인이 됐다.
LA FC는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EPL 토트넘으로부터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은 국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며, P-1 비자(미국 예술체육인 비자)와 국제이적증명서(ITC)를 발급받으면 곧바로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면서 “구단은 손흥민과 지명 선수 계약으로 오는 2027년까지 계약했으며, 2028년과 2029년 6월까지 연장가능한 옵션이 포함됐다고”고 발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2650만 달러(약 367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다. 종전 MLS 역대 최고 이적료는 지난 2월 에마뉘엘 라테 라스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 합류할 당시 기록한 2480만 달러(약 343억 원)다. 손흥민의 연봉은 MLS 전체 3위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보다 높을 거로 전망되고 있다. 부스케츠의 연봉은 870만 달러(약 120억 원)다.
손흥민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에 오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 LA FC는 유구한 챔피언 역사를 자랑하며, LA FC가 그다음 장을 써 내려가는 데에 기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돼 너무나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힌 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LA FC와 LA, 팬들을 위해 제 모든 걸 바치겠다. 어서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존 토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은 “손흥민은 세계적인 아이콘이자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그의 야망, 능력, 그리고 인품은 LA FC의 가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손흥민이 자신의 특별한 커리어의 다음 장을 위해 LA FC를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손흥민은 입증된 승자이자 세계적인 선수이며,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 구단을 발전시키고 지역 사회에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환영했다.
베넷 로젠탈 수석 구단주도 “손흥민을 LA FC와 LA에 데려온 것은 수년간 우리의 꿈이었다”며 “저와 제 파트너들은 선수로서 손흥민, 사람으로서의 손흥민을 매우 존경한다. 손흥민 영입은 경기장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세계 축구계에서 세계적인 구단으로서 명성을 쌓아가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 것이다. 선수이자 사람으로서 손흥민은 LA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반겼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TWO I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올여름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떠나기로 결정한 지는 조금 오래됐다”면서 “이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팀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제 결정을 존중해준 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토트넘은 10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좋아했고,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손흥민은 “한 팀에서 10년간 있었던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저 스스로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면서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과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확실하게 결정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던 손흥민이었지만 현지 보도들을 일제히 LA FC를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전망하면서 MLS로 향할 거로 일제히 전망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실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LA로 출국했고, 이튿날 LA에 도착한 후 LA FC 경기를 직접 직관하기 위해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LA FC는 손흥민의 모습을 전광판으로 잡아주며 영입을 예고한 후 이날 이적을 공식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