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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공식발표 나왔다, 지도자 커리어 2연속 경질 ‘불명예’…‘충격’ 텐 하흐 감독, 부임 4개월 만이자 개막 3경기 만에 경질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에릭 텐 하흐(55·네덜란드) 감독이 결국 경질되면서 바이어 레버쿠젠(독일) 사령탑직에서 물러났다. 선임된 지 불과 4개월 만이자, 개막 3경기 만이다.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도 경질됐던 텐 하흐 감독은 이로써 지도자 커리어에 2연속 경질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레버쿠젠은 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텐 하흐 감독과 결별했다. 구단 최고경영자(CEO)의 권고에 따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됐다”면서 “당분간은 코치진들이 임시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결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현지에선 레버쿠젠이 텐 하흐 감독을 경질했다고 보고 있다.

시몬 롤페스 단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아무도 경질 카드를 꺼내는 걸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지난 몇 주 동안 더는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새롭고 성공적인 팀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우리 팀의 실력을 굳게 믿고 있으며, 이제 새로운 감독과 함께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르난도 카로 CEO는 “이렇게 초반부터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건 필요한 조치였다”며 “우리는 여전히 초기에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길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최상의 조건이 필요하다. 이는 모든 분야와 전체 라이선스 부문에 걸쳐 적용된다. 이제는 이 조건들을 다시 온전히 활용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텐 하흐 감독은 지난 5월 26일 샤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지휘봉을 잡으면서 떠나자 공석이던 레버쿠젠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10월 29일 맨유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후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오던 텐 하흐 감독은 레버쿠젠에서 다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다.

텐 하흐 감독은 다만 큰 부담감이 따랐다. 레버쿠젠은 2023~2024시즌 창단 이래 첫 독일 분데스리가(1부) 우승을 일궜고, 또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2024~2025시즌에도 분데스리가 2위를 달성했다. 팬들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는 상태였던 터라 텐 하흐 감독은 적어도 우승권에서 경쟁해야 하는 막중한 임부를 떠안았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올여름 그라니트 자카와 요나탄 타, 제레미 프림퐁, 플로리안 비르츠 등 팀의 핵심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전력 손실이 컸다. 물론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을 앞세워 이들을 대체할 자원을 빠르게 보강하면서 텐 하흐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로이크 바데와 루카스 바스케스, 말릭 틸만, 자렐 콴사 등을 영입했다.

텐 하흐 감독은 출발은 좋았다. DFB 포칼 1라운드(64강)에서 SG 소넨호프 그로스아스파흐를 4대 0으로 완파했다. 다만 그로스아스파흐가 독일 레기오날리가(4부)에 속한 것을 고려하면 기뻐할 일은 아니었다. 이어 분데스리가 1라운드에서 텐 하흐 감독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는데 TSG 호펜하임에 1대 2로 패했다.

분데스리가 데뷔승에 실패한 텐 하흐 감독은 2라운드 브레멘전에선 3대 3 무승부를 거둬 또다시 데뷔승이 무산됐다. 특히 이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후반 19분까지 3대 1로 앞서고 있었던 데다,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에 있었지만 후반 31분과 추가시간에 잇달아 실점을 헌납하며 비겼다. 자연스레 텐 하흐 감독을 향한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텐 하흐 감독은 9월 A매치 휴식기 때 재정비한 후 분위기를 바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구단은 이미 선수들에게 많은 신뢰를 잃고 전술적인 역량도 부족한 텐 하흐 감독에게 더는 지휘봉을 믿고 맡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급하게 이사회를 소집한 후 회의한 끝에 텐 하흐 감독과 동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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