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여름 토트넘(잉글랜드)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이 다시 토트넘으로 돌아간다. 현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채 떠나 두고두고 아쉬움을 전했던 그가 현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보내준 성원과 사랑이 저와 제 가족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직접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쏜커밍데이’를 발표했다. 손흥민은 오는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홈경기 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 지난여름 토트넘을 떠날 당시 현지 팬들에게 제대로 하지 못한 작별 인사를 할 예정이다. 손흥민은 킥오프를 앞두고 직접 현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경기를 관전할 거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지난여름 현지 팬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전하지 못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난여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끝으로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쳤는데, 선수단과 함께 토트넘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머물다가 곧바로 LA FC(미국)로 이적했다. 이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공식 인터뷰 영상을 통해서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현지 팬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전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실제 그는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를 통해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치렀기 때문에 현지 팬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못 했다. 영국으로 돌아가 현지 팬들 앞에서 직접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지 팬들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저를 직접 보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바람을 밝혔다.
결국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콘퍼러스 준결승전 탈락과 함께 LA FC 일정이 모두 끝이 나면서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간을 내서 이달 영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후 토트넘과 조율한 끝에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와 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홈경기 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하기로 했다.
손흥민 “지난여름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발표했을 때 저는 한국에 있어서 현지 팬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할 기회가 없었다”며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와 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홈경기 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복귀를 알린 토트넘 공식 SNS 게시글에 “씨 유 순(See You Soon·곧 보자)”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맞이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단순한 방문이 아닌 영구적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대대적인 연출을 예고했다. 대표적으로 토트넘 하이 로드의 거리 벽화 작업이 시작됐다. 이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긴 유산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벽화에 새겨질 디자인은 손흥민이 직접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의 벽화는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의 벽화를 전담한 예술 작품 제작팀 머월스가 작업하고 있다.
이미 손흥민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손흥민이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토트넘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티켓 매진이 임박하는 등 현지 팬들은 손흥민을 보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또 현지 팬들은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고 동상도 세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 동안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활약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다. 이 기간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이끌었다. 또 EPL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고,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런 그는 지난여름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LA FC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토트넘은 10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좋아했고,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다. 10년간 있었던 건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저 스스로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바쳤다고 생각했고,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환경과 동기부여가 필요해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