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enal v Tottenham Hotspur - Premier LeagueGetty Images Sport

“오고 싶지 않으면 우리도 원치 않아” 단호했던 프랭크 감독 뒤늦은 후회…영입 무산된 에제, 새로운 역사 썼다 ‘북런던 더비서 최초 해트트릭’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에베레치 에제(27·아스널)가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작렬했다. 지난여름 에제 영입을 노렸다가 실패했던 토트넘으로선, 에제 영입이 실패하자 “우리 팀에 오고 싶지 않다면 우리도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던 토마스 프랭크(52·덴마크) 감독으로선 두고두고 후회스러울 수밖에 없게 됐다.

에제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토트넘과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을 작렬하면서 아스널의 4대 1 대승을 이끌었다. 1992년 EPL 출범 이래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에제가 처음이다. EPL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선제골(전반 36분)로 앞서가던 전반 41분 에제는 데클란 라이스의 패스를 건네받은 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현란한 드리블로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주앙 팔리냐를 잇달아 벗겨낸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 자체가 낮고 빨랐던 터라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반응했지만 이미 골라인을 넘어선 뒤였다.

흐름을 탄 에제는 후반 시작 1분 만에 멀티골을 터뜨렸다. 율리엔 팀버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 하단 구석에 정확히 찔러 넣었다. 그리고 후반 31분 트로사르의 패스를 받아 또다시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이번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에제는 이와 함께 EPL 역사상 북런던 더비에서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등극,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동안 이안 라이트와 티에리 앙리, 로빈 판 페르시, 위르겐 클린스만, 저메인 데포, 해리 케인, 손흥민 등 아스널과 토트넘 양 팀 통틀어 내로라하는 공격수 그 누구도 하지 못한 걸 해낸 것이다.

감격에 벅찬 에제는 “즐겁고 기쁜 하루”라면서 “해트트릭을 통해 팀의 승리에 도움이 돼서 정말 행복하다. 오늘 승리는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골을 묻는 질문엔 “다 좋았다. 그중에서도 뽑자면 두 번째 골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왔기 때문에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모두 의미 있었다”고 답했다.

사실 에제는 지난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을 뻔했다. 당시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으로 이적하길 바라는 에제는 토트넘과 개인 합의를 마쳤다”고 전했고, 영국 공영방송 BBC도 “토트넘이 에제를 영입하기 직전이다.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주일 사이 상황은 뒤바뀌었다. 토트넘이 협상 과정에서 뜸을 들인 사이, 아스널이 ‘하이재킹(다른 구단이 영입을 추진하는 선수를 중간에 가로채는 것을 의미)’을 시도했다. 에제는 자신이 유소년 시절을 보낸 아스널이 영입전에 참전하자 곧장 토트넘을 버리고 아스널을 택했다. 이후 아스널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협상을 마무리했고, 결국 이적을 성사시켰다.

토트넘은 그야말로 굴욕을 떠안았다. 특히 토트넘 팬들은 하필이면 아스널에 ‘하이재킹’을 당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프랭크 감독은 그러나 애써 태연했다. 그는 에제를 아스널에 ‘하이재킹’ 당하면서 영입이 무산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자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 팀에 오고 싶지 않은 선수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랭크 감독은 특히 “토트넘 엠블럼을 달고 싶어 하지 않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어 하지 않는 선수는 필요 없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토트넘 팬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토트넘 엠블럼을 달고 뛰고, 토트넘을 위해서 헌신하려는 선수가 아니라면 함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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