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형중 기자 = 수문장이 바뀌니 시즌 첫 2경기 연속 클린시트가 나왔다. 더 넓게 보면 3경기 1실점으로 실점율이 확 낮아졌다. 서울 이랜드 FC가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구성윤 영입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서울 이랜드는 2일 K리그2 압도적 선두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득점 없이 비겼다. 비록 득점 실패로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승격이 유력한 강호와 싸워 승점 1점을 따낸 것은 고무적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라운드 수원삼성전에 이어 무실점 경기를 선보이며 수비 안정화를 입증했다. 수원과 인천이 리그 최다득점 1, 2위 팀인 것을 고려하면 서울 이랜드 입장에선 큰 수확이다.
그 중심에는 골키퍼 구성윤이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J리그 교토 상가 FC를 떠나 서울 이랜드로 합류한 뒤 3경기를 뛰었다. 구성윤은 특유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이끌었다. 서울 이랜드의 베테랑 수비진에 골문까지 안정되니 수비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인천을 상대로는 유효슈팅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탄탄한 모습을 선보였다.
경기 후 만난 구성윤은 “생각보다 공이 많이 안 왔다. 앞에 있는 선수들이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는 거라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동료들에게 무실점의 공을 돌렸다. 이어 “이번주에 수비 훈련, 조직 훈련 많이 했다. 그 부분이 잘 통했다. 제르소나 바로우 선수가 볼을 잡았을 때나 볼 잡기 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수비 훈련이나 조직 훈련을 많이 했는데 그게 잘 됐다”라고 분석했다.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의 2부 리그 합류 소식에 축구팬들은 다소 의아해했다. “구단과 저도 타이밍이 잘 맞았다”는 구성윤은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했던 말인데, 서울 이랜드 FC는 미래가 보였다. 다른 클럽과 운영방식이 차별화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언젠간 저 팀에서 뛰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이적시장에 기회가 와서 망설이지 않고 에이전트 통해 가고 싶다고 전했다. 합류해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구성윤은 지난 2020년 하반기 J리그 삿포로를 떠나 대구FC에 입단하며 K리그1을 경험했다. 이후 김천상무에 입대해 K리그2도 경험했다. 경험 상 1부와 2부의 차이점을 묻자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1부와 2부가 존재하는데 차이점을 말하자면 2부 리그는 유망주가 많은 것 같다. 잠재성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은데 헝그리 정신도 많다. 1부로 승격시키겠다는 헝그리 정신이 많다. 그래서 후방에서 빌드업할 때 어려움이 있을 때가 있다. 불같이 달려들어서 이렇게까지 오는구나 생각 들 때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2부 리그는 굳이 말하자면 마지막 한 방이나 킬패스에서의 세밀함이 조금 부족한 거 같다. 2부 리그는 도전자 입장에서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래야 1부 리그, 그리고 그 이상 국가대표에도 도전할 수 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서울 이랜드는 수원과 인천을 상대로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구성윤은 “감사하게도 제가 했던 선방으로 무실점을 한 것은 아니다. 오늘 경기 보신대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그래서 인천이 유효슈팅이 없었다. 1위 팀을 상대로 그렇게 했다. 인천이든 수원이든 그 누구와 만나도 오늘 했던 대로 강한 마음을 가지고 한다면, 승격할 수 있고 매 경기 무실점, 승점 3점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전현직 국가대표 골키퍼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2022년이 마지막 대표팀 소집이었던 구성윤이 전직이라면 인천 골문을 지킨 김동헌은 현역 대표 선수다. 대표팀 복귀 욕심이 있을 법했지만 구성윤은 현재에 집중했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를 목표로 한다. 다만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국가대표라는 자리 보단 승격이 먼저다. 승격을 하게 된다면 결과를 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흥미를 가지고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가대표는 조금 나중에 생각하고 싶다”라며 승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