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K리그2 순위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리그 판도를 뒤흔들 판정 논란이 나왔다. 전남드래곤즈와 천안시티FC 맞대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오며 K리그2 심판을 향한 불신이 더 커졌다.
전남과 천안은 10일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24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경기는 7골이 나온 난타전 끝에 원정팀 천안이 4-3으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패한 전남은 분노에 휩싸였다. 이날 나온 판정 하나가 경기 결과를 완전히 뒤바꿨다. 전반 19분 민준영이 페널티 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천안 골망을 흔들었다. 모두가 원더골임을 확신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맡은 박정호 주심이 잠시 경기를 멈추더니, VAR 심판들과 교신했다.
최광호, 구은석 VAR 심판과 교신한 박정호 주심은 최종적으로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에 민준영을 비롯한 전남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VAR 실에서는 민준영의 득점이 나오기 이전 상황에서 전남 오프사이드 반칙이 나왔다고 짚었다. 중계 화면으로 예상했을 때, 정강민이 김용환의 패스를 받을 당시 상대 최종 수비수보다 앞섰다고 판정한 거로 보인다.
방송 중계 화면으로는 오프사이드 판정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공이 김용환의 발을 떠날 때, 정강민은 천안 최종 수비수보다 뒤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방송 중계로는 더 명확한 화면이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선취골이 무산된 전남은 천안에 1골 차로 패했다. 축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민준영의 득점이 인정되었다면 결과를 달랐을 수도 있다.
심판진은 명확한 설명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전남 팬들은 이에 크게 분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축구 커뮤니티에서 불만을 표출했다. 발디비아의 아내인 나타 역시 천안전 판정 관련해 영상, 팬 반응, 기사 등을 모아 SNS에 올렸다. 천안전 발디비아는 해트트릭을 기록했음에도 웃지 못했다. 남편의 활약이 빛바랜 나타는 SNS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했다.
전남은 자료를 취합해 이의 제기하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골닷컴’과 통화에서 “관련 사진과 영상을 모아 오늘 중으로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라고 알렸다. 구단 고위층까지 나서서 적극 대응을 강조했다.
이번 판정은 K리그2 심판진을 향한 불신을 더 키웠다. 이번 시즌 K리그2는 거의 매 라운드 판정 논란이 떠올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과도한 견제로 공격을 방해했음에도 이를 그냥 넘어간 사례가 있었고, 시즌 아웃 부상을 일으킨 과격한 태클에도 경고 한 장 나오지 않았다. 민준영의 골 취소도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 불신에 쐐기를 박는 셈이다.
앞서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K리그2에서 오심이 많이 나오는 건 경험이 적은 주심 10명 정도를 배치하기 때문”이라며 “2년 뒤면 (이 심판들이) K리그1으로 올라갈 텐데, 그러면 K리그2와 K리그1 모두 심판 수준이 높아질 거다. 각 구단 감독님, 팬들께 죄송하지만, 심판은 단계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지금이 그 시기다”라고 말했다.
K리그2 역시 엄연한 프로 무대임에도 이를 존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자질을 증명해야 할 무대에서 성장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확실하게 검증된 자만이 프로 무대에서 경기를 맡아야 한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인해 누군가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