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여름 팀 내 입지가 줄어든 것과 맞물려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자 이적을 고민했지만 잔류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잔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슛돌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이 주전으로 재도약하면서 팀 내 입지를 되찾았다. 특히 최근 승리를 이끄는 뛰어난 퍼포먼스 속에 루이스 엔리케(55·스페인) 감독의 구상에서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르10 스포르트, 프렌치 풋볼 위클리 등 프랑스 매체들은 24일(한국시간) “지난 시즌 벤치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던 이강인은 올 시즌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사이 꾸준히 출전시간을 확보한 가운데 연일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 내 입지를 되찾았다. 특히 엔리케 감독의 구상에서 16번째 또는 17번째 선수에 불과했던 이강인은 순위가 급상승해 이젠 핵심이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실제 이강인은 지난 시즌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출전시간이 제한적이었다. 기회를 받을 때마다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데다, 경쟁자들이 쟁쟁했던 탓이다. 측면 공격수로 뛰자니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데지레 두에,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버티고 있고, 중앙 미드필더로 뛰자니 붙박이 주전 비티냐와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가 버티고 있었다.
이강인은 특히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때문에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무대 ‘트레블(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마냥 크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PSG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4경기(1골)를 뛰었는데, 평균 출전시간은 15분에 불과했다.
결국 제한적인 출전 시간과 중요한 일전에서 잇달아 결장한 이강인은 올 시즌도 팀 내 입지에 큰 변화가 없을 거로 판단, 지난여름 이적을 모색했다. 이런 그는 나폴리를 시작으로 노팅엄 포레스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애스턴 빌라, 토트넘, 페네르바체, 크리스털 팰리스 등 복수 구단과 연결되면서 떠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PSG가 이강인을 붙잡았다. 여러 대회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유한 이강인만한 카드가 없는 만큼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어쩔 수 없이 잔류했지만 지금까지 잔류는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올 시즌 꾸준히 기회를 받은 가운데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팀 내 입지가 급상승했다.
르10 스포르트는 “지난 시즌 힘든 시간을 보냈던 이강인은 지난여름 이적을 진지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PSG가 이적을 가로막아 잔류했는데, 최근 출전시간을 꾸준히 늘려가면서 팀 내에서 다시 중요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조연에 불과했던 그는 이젠 주연이 되고 있다.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라면서 “이강인은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증명하면서 팀 내 입지를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PSG가 이강인의 계약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새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PSG는 주전 선수들을 붙잡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려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눌 예정인데, 이강인을 비롯해 곤살루 하무스와 바르콜라, 뎀벨레, 윌리안 파초, 루이스가 재계약 대상자다. 세니 마율루와 이브라힘 음바예 역시 재계약 대상자로 포함됐다.
한편, 이강인은 오는 27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펼쳐지는 토트넘과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 홈경기 때도 선발 출전해 바르콜라, 크바라츠헬리아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꾸릴 거로 일제히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강인이 토트넘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뎀벨레와 두에 등 부상자들이 돌아오더라도 주전 경쟁에서 쉽게 밀려나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