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Getty Images

'어제는 졸전 망신, 오늘은 내부 분열' 실패의 본질은 변함없다... KFA는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골닷컴] 김형중 기자 = 아시안컵 실패의 후폭풍이 거세다.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클린스만호가 이제는 내부 분열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했지만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패하며 원대한 꿈이 무산되었다. 한국은 FIFA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빅 리그 톱 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며 역대 최강의 대표팀으로 평가 받았지만 대회 내내 무전술과 무전략 비판에 시달리며 결국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에 돌아가 분석하겠다"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8일 선수단과 귀국 후에도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이내 미국으로 돌연 출국하며 팬들의 공분을 샀다. 야반도주급 출국이었다.

모든 눈과 귀는 대한축구협회로 쏠렸다. 협회는 13일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열어 아시안컵 결과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비공개 회의로 진행한 회의에 대해 협회는 "아시안컵 리뷰를 시작으로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이번 주 내로 열릴 전력강화위원회가 있을 것이고, 최종적인 결정사항은 조속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정몽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사실상 무의미한 회의가 진행됐을 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 다른 폭탄이 터졌다. 영국 언론 '더 선'이 손흥민과 이강인의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다툼을 보도했다.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고 탁구를 치러 갔고,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려던 중 몸싸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었고 그는 손가락 부상을 입은 채 요르단전을 뛰었다.

핵폭탄급 사건이었다. 대표팀의 신구 기둥인 두 선수의 갈등은 선수단 전체를 요동치게 했다. 급기야 손흥민이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의 명단 제외를 요청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요르단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나타났고 역대급 졸전이 나오고 말았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도 더 이상 저를 생각 안 하실 수 있고 미래는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비난은 다른 선수나 코칭스태프에게 하지 말고 나에게 해달라"고 했다. 두 선수의 이런 발언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협회가 14일 두 선수의 갈등과 '탁구 사건'을 인정했다고 알려졌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이례적인 빠른 인정이었다. 이에 팬들은 이강인의 인스타그램에 해명하라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보도된 바 대로라면 갈등의 원인 제공을 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안컵 실패 원인을 선수단의 갈등 때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대회 중 선수단 갈등은 있을 수 있고, 분열이 있었다 해도 실패의 본질이 협회의 무능한 행정 리더십과 감독의 부족한 전술 능력 및 선수단 장악 능력임은 변함이 없다. 지난해 2월 말 클린스만 감독 부임 시점부터 줄곧 지적되어 오던 문제였다.

협회가 말한 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오전 11시 열린다.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아시안컵 실패의 후폭풍을 협회가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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