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더라고요.”
처음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강상윤(21·전북 현대)은 멋쩍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7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중국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서다.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강상윤은 최근 소속팀 전북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면서 선두 질주에 숨은 공신으로 활약하자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이날 후반 19분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강상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점인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결정적 기회도 잡았다.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동경이 컷백을 내주자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그는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그의 발을 떠난 공은 허공으로 높게 뜨고 말았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자리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돼 영광”이라고 기뻐한 강상윤은 “행복한 기분이 들면서 아쉬운 마음도 큰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좋은 찬스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반성해야 할 것 같고,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서 발전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A매치 데뷔전과 많이 부합했는지 묻자 강상윤은 “솔직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상상해 왔었다. 하지만 오늘 전반적으로 아쉬운 플레이가 많았던 것 같다. 상상한 것과는 다르지만 상상한 것과 비슷해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투입되기 전까지는 몸에 힘을 빼고 평상시처럼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확실히 들어가니까 호흡도 금방 차고 몸도 무거워지고 아무래도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몸에 힘을 빼려고 했는데도 자연스레 힘이 계속 들어갔다”며 “그런 부분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고 느꼈다. 또 멘털적인 부분에서도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A매치 데뷔전을 치렀지만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욕심을 낼 법도 하다. 강상윤 역시도 “당연히 축구 선수로서 월드컵은 정말 꿈의 무대”라고 강조하면서 “아직 이번 소집 두 경기가 더 남았다. 남은 두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 후에 소속팀에 돌아가서 이번에 느꼈던 부족한 부분들을 더 보완하면서 성장해 기회를 잡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끝으로 강상윤은 “저는 항상 자신이 있다. 이제 A매치 한 경기 치렀지만 굉장히 느낀 부분이 많다. 제가 더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서 정말 긍정적인 것 같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제가 성장한다면 해외파 형들과 경쟁해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용인 = 강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