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레인저스가 결국 칼을 빼 들기로 했다. 지난해 8월 2028년까지 재계약을 맺은 필리프 클레망(50·벨기에) 감독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하기로 했다. 레인저스는 남은 시즌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후 시즌이 끝나면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할 예정이다.
24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레인저스는 이사회를 긴급 소집한 후 클레망 감독 해임을 안건으로 회의를 진행했고, 클레망 감독을 경질하길 강력하게 원하는 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레인저스는 남은 시즌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후 후임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레인저스는 지난 10일 열린 스코티시컵 16강전에서 퀸스 파크에 0-1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그러자 팬들 사이에서 클레망 감독의 경질 요구가 빗발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펼쳐진 세인트 미렌과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SPL) 27라운드에서 0-2로 패하면서 역전 우승 가능성이 더 줄어들자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경질 위기에 놓인 클레망 감독은 미래에 관한 질문을 받자 “그건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저는 선수들과 계속 함께하길 원하고, 그들과 다시 힘을 합쳐 일어설 것이다. 다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계속 지휘봉을 잡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제게 있다”고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클레망 감독은 바람과 달리, 팬들의 경질 요구가 빗발치자 레인저스는 선임한 지 1년 4개월여 만에 해임을 결정했다. 클레망 감독은 레인저스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통산 86경기를 지휘하는 동안 55승15무16패의 성적을 남긴 채 떠나게 됐다.
클레망 감독은 현역 시절 벨기에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다. 베이르스홋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헹크와 코번트리 시티, 클뤼프 브뤼허 등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프로 통산 497경기(50골) 출전했다. 또 벨기에 축구대표팀에서 9년 동안 A매치 38경기(1골)를 소화했다. 특히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해 주축으로 활약했다.
은퇴한 후엔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클레망 감독은 클뤼프 브뤼허에서 수석코치, 감독대행 등을 맡다가 베베런과 헹크를 이끌었다. 이후 클뤼프 브뤼허로 돌아와 감독으로 지낸 그는 AS모나코를 거쳐 레인저스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특히 클뤼프 브뤼허를 이끌고 2시즌 연속 벨기에 프로 리그 우승과 슈퍼컵 우승을 거머쥐면서 벨기에 최고의 명장으로 거듭났다.
한편 레인저스는 최근 몇 년간 감독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스티븐 제라드(44·잉글랜드) 감독이 애스턴 빌라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떠난 이후로 지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50·네덜란드) 감독과 마이클 비엘(44·잉글랜드) 감독 그리고 클레망 감독까지 잇달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