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2시즌 전 맨체스터 시티 트레블에 이바지했던 잭 그릴리쉬(29)가 ‘먹튀’로 전락했다. 그릴리쉬는 먹튀의 대명사로 불리는 안토니(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기록을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을 정도로 부진했다.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15일(한국시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릴리쉬와 안토니를 비교했다. 2023-24시즌 개막 이후 같은 기간 두 선수는 서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릴리쉬와 안토니 모두 공격 포인트가 10개에 못 미치며 실망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세부 기록을 살피면 90분당 득점은 안토니가 그릴리쉬를 앞섰다. 안토니는 90분당 0.17골을 생산했지만, 그릴리쉬는 0.09골에 그쳤다. 90분당 도움은 그릴리쉬가 0.15로 0.08인 안토니보다 좋았다. 두 부분을 합산하면 90분당 공격 포인트가 0.25인 안토니가 그릴리쉬를 0.01 차이로 앞질렀다.
기록에서 보이듯이 그릴리쉬가 과거 경기력을 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 그릴리쉬는 공식전 16경기에서 도움 2개를 올린 게 전부다. 그는 최근 맨시티 소속으로 나선 공식전 44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그릴리쉬가 마지막으로 골망을 흔든 건 지난해 12월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그 경기였다.
어느덧 그가 득점한 지도 1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릴리쉬가 왼쪽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맨시티는 공격 작업에 문제가 발생했다. 호셉 과르디올라(53·스페인) 감독은 그릴리쉬가 왼쪽 측면에서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해 주길 바라지만, 매번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현재 맨시티는 왼쪽 측면이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그릴리쉬만 아니라 제레미 도쿠(22), 필 포든(24)도 파괴력을 잃었다. 멀티 플레이어인 마테우스 누네스(26)가 가장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릴리쉬가 다시 주전 자리를 확보할 좋은 기회지만, 본인이 가장 갈피를 못 잡고 있어 답답할 노릇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인 그릴리쉬는 아스톤 빌라에서 커리어를 보내다 2021년 여름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맨시티가 그릴리쉬를 영입하면서 1억 1,750만 유로(약 1,771억 원)를 지출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역대급 이적료를 받은 그릴리쉬는 첫 시즌 아쉬웠지만, 두 번째 시즌부터 과르디올라 감독 축구에 적응했다.
그릴리쉬는 2022-23시즌 공식전 50경기 출전해 5골과 11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해당 시즌 맨시티는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휩쓸며 구단 최초로 트레블을 이뤘다. 그러나 이후 그릴리쉬의 존재감이 얕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끝 모를 부진에 빠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