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아르다 귈레르(19·레알 마드리드)가 결국 벤치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을 외면하는 카를로 안첼로티(65·이탈리아) 감독을 경질하지 않는다면, 올여름 이적을 추진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제2의 외질’로 불릴 정도로 높은 잠재력과 뛰어난 재능을 지닌 귈레르를 중요한 미래 자산으로 여기는 가운데 고심에 빠질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레알 마드리드 컨피덴셜은 13일(한국시간)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큰 미지수 중 하나는 귈레르의 잔류 여부”라며 “지난 시즌 합류한 귈레르는 지금까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주로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그는 계속 인내해왔지만, 최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한 최후통첩은 그가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귈레르는 페레스 회장에게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하지 않는다면 잔류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안첼로티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지휘봉을 잡을 경우엔 빠르게 떠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한창 많이 뛰면서 성장해야 할 시기에 안첼로티 감독에게 외면당하면서 벤치만 지키는 귈레르는 본인의 미래를 생각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귈레르는 중원에 루카 모드리치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오렐리앵 추아메니, 주드 벨링엄,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탓에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통산 47경기(9골·7도움)에 출전했지만, 정작 평균 출전시간은 35.6분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이적시장 문이 열릴 때마다 귈레르가 떠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추진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자국 팬들은 대형 스타로 성장할 재목이 벤치만 지키면서 성장세가 멈추자 귈레르를 향해 우려를 표하면서 이적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귈레르는 이적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없었고, 잔류하면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그는 올여름에도 떠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한 인터뷰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는 이적할 당시 저에게 계획과 비전을 제시했고 저는 아직도 그것을 믿고 있다”며 “저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할 거라고 확신한다. 마드리드에 집을 구매한 것도 그래서”라고 잔류를 암시했다.
덧붙여 “저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언제나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한 귈레르는 “저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중요한 일원이 되길 바란다. 중요한 일원이 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 소망은 모든 경기에 출전해 팀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귈레르는 그러나 최근 들어서 생각이 바뀐 모양새다. 계속되는 안첼로티 감독의 외면 속 기회를 받지 못하자 이별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컨피덴셜은 “귈레르는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고 싶지만, 턱없이 기회가 부족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지쳤다”며 “페레스 회장에게 최후통첩을 전한 것은 안첼로티 감독이 고작 몇 번의 기회를 준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첼로티 감독이 올 시즌 종료 후 떠날 거라는 루머가 돌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 그리고 이는 귈레르에게 불확실성을 안겨준다”며 “이제 페레스 회장은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해야 하는 다소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 귈레르의 미래는 이제 페레스 회장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현역 최고의 재능과 구단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이 결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출신의 귈레르는 메수트 외질과 닮아 ‘제2의 외질’로 불리는 미드필더다. 외질처럼 현란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킥, 타고난 축구 지능을 갖춘 그는 왼발잡이인 것도 똑 닮았다. 귈레르가 ‘제2의 외질’로 불린 배경엔 외질이 국적은 독일이지만, 혈통은 튀르키예이기도 해서다. 지난 2021년 페네르바흐체에서 프로에 데뷔한 귈레르는 지난 2023년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