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기성용(33·FC서울)의 존재감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빛이 나고 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마에스트로답게 팀을 진두지휘하며 활약하고, 경기 전·후로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동시에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기성용은 25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2022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16강) 단판 승부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해 팀의 3-1 역전승에 앞장서며 5라운드(8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날 서울은 특유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풀어갔지만 도리어 전반 23분경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곧바로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에 나섰으나 후방에선 빌드업 실수를 범하고, 전방에선 골대를 강타하는 등 고전했다.
이에 안익수(57) 감독은 하프타임 때 조지훈(31)을 빼고 기성용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기성용은 투입과 동시에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볼을 연결했는데, 특히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적극적으로 패스를 찔러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실제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온 강성진(19)의 강력한 슈팅이 골대 상단을 강타한 장면 이전에 패스를 찔러준 건 기성용이었다. 이어 후반 10분경 조영욱(23)의 역전골이 터지는 상황에서는 시발점 역할을 했다.
비단 공격 작업 시에만 활약한 건 아니다. 수비 시에서도 하프라인 부근을 오가며 적극적으로 상대 중원을 압박했고, 후방에선 수비라인을 조율하며 추가 실점이 나오지 않도록 이끌었다. 45분간 클래스를 유감없이 뽐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이런 활약상을 펼친 기성용을 향해 안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들과 만난 안 감독은 "성용이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 포지션에 대체할 선수가 많지 않아 계속해서 무리한 일정을 달려오고 있다"면서 "한국 축구 레전드답게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고, 다른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서울이 가야 할 방향성에 중심에 서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동료 후배들 역시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기성용을 잊지 않았다. 조영욱은 "최근 2연패에 빠졌을 때 선수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성용이 형이 '다 잊어버리고, 의기소침하지 말고, 기죽지 말고 다음 경기 준비하자.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라커룸에서 이야기했다. 선수들 모두 그 부분을 인지했고, 그래서 지난 2경기 패배를 빠르게 지우고 제주전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성진도 "성용이 형이 항상 많이 도와주신다. 훈련 때도 그렇고, 경기전에도 옆에서 '그라운드에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자신 있게 하면 잘 될 것이다'고 말을 해주시고, 자신감도 많이 불어 넣어주신다"고 이야기했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 서울이 모든 대회 통틀어 치른 17경기 중 14경기를 뛰었는데, 그중 이날 포함 3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사실상 서울 중원의 뼈대 그 자체이며, 없어서는 안 될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이런 그는 경기장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하며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