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강인대한축구협회

"아직은 어린 선수…부담감 주고 싶지 않다" '에이스'가 '차세대 에이스'에게

[골닷컴, 대전] 강동훈 기자 = 누구보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은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는 이강인(22·마요르카)에게만큼은 최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뜻을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강인이는 아직 어린 선수다. 지금 당장은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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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평가받았던 손흥민은 매번 태극마크를 달 때마다 집중 관심을 받았다. 특히 역대 축구대표팀 최연소 출전 5위(18세 175일)와 최연소 득점 2위(18세 194일) 등 각종 기록을 세웠던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감은 더 집중됐다.

손흥민은 자연스레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부담감을 떠안았다. 축구대표팀에 소집될 때마다 그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남달랐다. 특히 다수 팬들은 앞으로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쳐 우수한 성적을 내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부담감과 압박감 속에서도 손흥민은 흔들리지 않고 잘 성장해 제 역할을 해냈다. 태극마크를 달 때마다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2018년부터는 주장 완장을 차면서 모두가 그를 신뢰할 정도로 중심축을 잘 잡아줬다. 특히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16강 진출 신화를 쓰는 데 앞장섰다.

이런 손흥민은 본인이 어린 시절부터 부담감과 압박감을 겪어봤던 데다, 현재 또 축구대표팀 '캡틴'인 만큼 여론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이강인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감싸면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지금 너무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너무 많은 짐을 주고 싶지 않다. 언젠간 그런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할 선수이긴 하지만, 그 짐을 받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어린 선수다. 지금 당장은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어린 시절에 이런 걸 많이 경험하다 보니까 '분명히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자기 경험을 빗대 말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강인이는 정말로 말이 안 될 정도로 재능이 많은 선수다. 다만 더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분명히 대한민국을 위해서 큰일을 할 선수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플레이를 보면서 그냥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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