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레알 마드리드 샤비 알론소(43·스페인) 감독의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공식전 3경기 무승을 거둔 것과 맞물려 다수의 선수들이 알론소 감독 밑에서 뛰는 거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불만을 드러내더니 급기야 경영진에 경질을 요구하면서다. 이대로 알론소 감독이 경질된다면 부임한 지 6개월 만이다.
25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 내부 소식에 정통한 호르헤 피콘 기자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다수의 선수들은 알론소 감독과 관계가 완전히 파탄났으며, 알론소 감독의 해임을 원하고 있다. 이에 고위층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알론소 감독 경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알론소 감독에게 불만을 품고 있는 다수의 선수들 중에는 핵심 선수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 가장 최근 알론소 감독과 갈등을 빚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라리가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알론소 감독에게 항명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선발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던 비니시우스는 후반 27분 교체됐는데, 이 과정에서 두 팔을 펼쳐 항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얼굴은 인상을 쓰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더니 알론소 감독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곧장 라커룸으로 향했다. 비니시우스는 특히 “왜 항상 나인가”라고 물으면서 “이럴 바에는 떠나는 게 낫다. 떠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주드 벨링엄, 페데리코 발베르데, 호드리구, 브라힘 디아즈와 엔드릭, 페를랑 멘디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언해피(행복하지 않다는 의미)’를 띄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언해피’를 띄운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제한적인 출전 시간과 전술에 대한 의구심, 알론소 감독의 지도 방식 등이다.
물론 다수의 선수들이 알론소 감독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당장 알론소 감독을 경질하진 않을 전망이다. 앞서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페레즈 회장을 포함한 고위층들은 알론소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당장 경질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5월 25일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다. 계약기간은 2028년 6월까지 3년 체결했다. 현역 시절 2009년부터 5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알론소 감독은 11년 만에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돌아왔다. 그는 “팀에 최고의 선수들이 있는 만큼 훌륭한 팀을 만들어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부임 이후 알론소 감독은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모든 대회에서 17승3무3패를 거두면서 순항 중이다. 특히 지휘봉을 잡고 별도의 프리시즌을 치르지 못한 탓에 제대로 전술을 입히지도 못한 채 참가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고, 현재 라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7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