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32)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로드리고 벤탕쿠르(27)와 크리스티안 로메로(26·이상 토트넘)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으면서 올여름 동시에 이탈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벤탕쿠르와 로메로 모두 팀의 핵심인 것을 고려했을 때 둘 다 떠나게 된다면 손흥민에겐 ‘초대형 악재’나 다름없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26일(한국시간) “AT 마드리드는 이번 여름 벤탕쿠르와 로메로를 영입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로메로는 최근 스페인 라리가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면서 이적 의사를 드러낸 바 있고, 벤탕쿠르는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붙잡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실제 로메로는 지난 22일 아르헨티나 매체 TyC 스포르트와 인터뷰 도중 ‘지금까지 뛰어본 적 없는 리그 가운데 뛰어보고 싶은 리그가 있다면 어딘가’ 묻는 질문에 “아직 라리가에서 뛰어보지 않았다. 모든 강팀이 모인 리그들을 다 경험해보려면 라리가에서도 꼭 뛰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로메로의 답변은 그가 올여름 이적을 모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터라 이적설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벤탕쿠르는 로메로처럼 직접적으로 이적 의사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터라 떠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는 이번 여름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드는데, 아직 구체적인 재계약 논의가 없다. 토트넘은 벤탕쿠르의 계약을 연장해 잔류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벤탕쿠르는 팀의 거듭된 부진 속에 실망해 잔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로메로와 벤탕쿠르를 향해 AT 마드리드가 ‘러브콜’ 보내면서 둘 다 ‘탈트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올여름 미드필더와 센터백 보강을 계획하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AT 마드리드 감독은 벤탕쿠르와 로메로를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낙점했다. 이미 AT 마드리드 수뇌부는 시메오네 감독의 의도에 따라 토트넘 수뇌부에 영입을 문의한 데다, 벤탕쿠르와 로메로의 에이전트들과 접촉해 이적 논의를 나눴다.
만약 로메로와 벤탕쿠르가 올여름 모두 토트넘 유니폼을 벗고 AT 마드리드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다면, 토트넘은 그야말로 ‘초대형 악재’다. 둘 다 현재 핵심 중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로메로는 이번 시즌은 잦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기간이 길었지만, 입단한 이래 줄곧 수비라인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공식전 121경기(7골·2도움)를 뛰었다.
벤탕쿠르 역시 올 시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일으키더니 결국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7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잠시 이탈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 역시도 이적한 이후 지금까지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중원의 한 자리를 지켜오며 좋은 활약상을 선보였다. 모든 대회 통틀어 107경기(9골·8도움)에 출전했다.
토트넘이 더 큰 문제인 건 벤탕쿠르와 로메로뿐 아니라 ‘탈트넘’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더 있다는 데에 있다. 실제 데얀 쿨루셰프스키가 AC밀란과 나폴리 등의 구애를 받고 있고, 데스티니 우도기와 제임스 매디슨은 동시에 맨체스터 시티 영입리스트에 올랐다. 올 시즌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이브 비수마와 히샤를리송은 이별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토트넘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거로 전망되고 있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준결승에 올랐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중하위권에 처져있다. EPL 33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18패를 기록 중이다. 이는 1992년 EPL 출범 이래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패배다. 한 시즌 최다 패배는 19패다.
현지 전문가들은 토트넘의 최근 경기력이나 흐름, 또 UEL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19패를 넘어서 20패 불명예와 함께 EPL 출범 이래 구단 최다 패배 기록을 경신할 거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나 남은 상대들도 만만치 않다. 우승이 유력한 선두 리버풀을 비롯해 애스턴 빌라,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등 상위권 팀들이다.
이미 현지에선 토트넘이 UEL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해임할 거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UEL에서 우승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연임할 거로 예상됐지만, 수뇌부는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UEL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그 즉시 경질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