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한 후 웃으면서 원정 팬들에게 인사드리겠다.”
이관우 안산 그리너스 감독이 오는 22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수원 삼성과 하나은행 K리그2 2025 1라운드 개막전 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면서 산뜻하게 출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현역 시절 ‘꽃미남 축구선수’로 불렸던 이 감독은 대전 시티즌(현 대전 하나시티즌)과 수원 등에서 뛰며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지난 2000년 처음 태극마크도 단 그는 A매치 통산 13경기(1골)를 뛰었다. 이후 지난 2014년 은퇴한 이 감독은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수원 12세 이하(U-12) 감독을 시작으로 수원FC에서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을 역임한 그는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 코치와 청주대 감독을 지내다가 지난해 8월 안산 지휘봉을 잡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안산을 이끌고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5무4패)에 그쳤지만, 열악한 상황에서도 팀을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안산은 외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등 다른 팀들과 객관적인 전력에서 월등히 뒤처졌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하고자 하는 축구 철학을 유지하면서 팀을 천천히 바꿔나갔다.
이 감독은 그러나 올해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안산 지휘봉을 잡고 프리 시즌부터 지휘하는 첫 번째 시즌을 앞두고 구단 내부적으로 선수단 재구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안산은 퇴출하려던 일부 선수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급한 불을 껐고, 이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선수단을 구성해 동계훈련을 떠나면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작년에 제가 부임하고 나서 주축 선수들을 붙잡아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는데, 사실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라서 다른 팀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 붙잡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승민이만 붙잡고 나머지 선수들이 거의 다 바뀌어서 사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두렵기보단 굉장히 설레고 기대된다. 프리 시즌 때 좋은 팀들하고 경기를 많이 하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저께 선수들이랑 미팅하면서 ‘우리가 지금 전체적으로 원했던 축구까지 한 7~80% 도달했다. 이제 개막전부터 경기를 치르면서 하나씩 채우면 100%에 금방 도달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류)승완이, (박)시화, (박)채준이, (이)풍연이, (손)준석이 등 거의 다 어린 친구들이다. 이런 친구들한테 사실 기대가 많이 된다. 제가 대학 무대에 있을 때 지켜본 선수들이다. 가지고 있는 재능은 타고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에 부임한 한 이 감독은 프로 사령탑은 처음이었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확고히 하면서 나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또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팀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많이 느낀 것 같다”는 그는 “제가 현역 시절엔 스쿼드가 좋으면 성적이 좋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감독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 묻자 “즐거운 축구”라고 답한 후 “선수들한테 제일 강조 많이 하는 게 즐거움이다. 사실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 즐겁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선수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수비 훈련인데, 즐겁게 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건 저희가 1위를 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순 없지만, 팀 분위기만큼은 저희가 1위를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홈 개막전을 수원과 맞붙게 돼서 역대 최다 관중이 될 것 같다. 걱정보단 사실 전 오히려 기쁘다. 시즌 중반이었다면 부담스러웠을 텐데 첫 경기이고, 저희가 앞으로 시즌을 어떻게 준비해야겠다는 구상도 보일 것 같다”며 “작년엔 패배하고 수원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는데, 올해는 승리하고 웃으면서 인사드리고 싶다. 승리해서 웃으면서 인사를 드려도 이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웃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