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릉] 김형중 기자 = 강원FC가 김천상무와의 2, 3위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기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센터백 김영빈(33)은 빙부상 슬픔 속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강원은 26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김천과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21분 양민혁이 터트린 중거리 슛 한 방에 힘입어 승점 3점을 따냈다. 3위 김천과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에 만약 패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었지만 이날 승리로 승점 4점 차로 2위 자리를 확실히 지킨 강원이었다.
강원은 선두 울산HD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했지만 울산이 27일 포항스틸러스를 제압하며 다시 4점 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36라운드 강원은 울산과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어 올 시즌 우승의 향방은 아직 알 수 없다.
김천전 승리의 주인공은 결승골을 터트린 양민혁이었다. 그는 프리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지체 없이 오른발 다이렉트로 때려 그물을 출렁였다. 윤정환 감독은 중요한 일전인 만큼 조금은 수비적으로 나서며 김천 공격을 견제했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양민혁의 결승포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강원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리그 34경기에서 50실점을 하며 최다 실점 3위에 있었다. 하지만 34라운드 FC서울전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클린시트 경기를 펼치며 수비에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그 중심에는 캡틴 김영빈이 있었다. 그는 강투지와 센터백 짝을 이뤄 수비를 조율했다. 수비시 미드필더 이기혁이 내려와 스리백을 구성하는 강원은 중앙에서 리딩하는 김영빈 덕분에 수비 안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날도 김영빈은 특유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후방 라인을 잘 이끌며 김천 공격을 통제했고, 때로는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경기력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이 빛난 경기였다. 그는 경기 전날인 25일 빙부상을 당했다. 24일 급하게 가족들과 광주로 이동한 뒤, 25일 오전까진 빈소를 지키다 다시 강릉으로 돌아왔다. 오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26일 경기에 선발 출전한 것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팀을 도왔던 결과가 승리였던 셈이다.
경기 종료 후 강원 서포터 나르샤는 김영빈에게 아낌 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구단주 김진태 도지사도 상중에도 선발 출전에 승리로 이끈 그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믹스트 존에서 만난 김영빈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그는 "장인어른께 좋은 선물이 될 거라 생각한다. 구성원 모두가 많이 위로해주고 많이 도와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도 제가 뛰어야 장인어른께서도 좋아하실 거라고 말해주었다. 저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뛰었다"라고 전했다.
장인어른에 대해 "늘 경기를 챙겨봐 주시고 항상 먼저 연락하셔서 걱정도 많이 해주셨다. 제가 생전에 많이 찾아뵙지 못하고 인사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김영빈은 아내에게도 "옆에서 힘이 되어 줘서 고맙고 더욱 책임감 가지고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의 원동력으로는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에서 열심히 뛰어주고, 뒤에선 그런 모습을 보며 지켜주려고 노력했다. 훈련했던 부분이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항상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도 팬들의 간절함이나 응원에 힘입어서 다음 주 울산과 경기도 지금처럼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하며 다시 빈소가 차려진 전라남도 영암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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