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흥민(33)이 떠나는 게 확정되자, 팀 동료 히샤를리송(28·이상 토트넘)이 존경심을 표하면서 동시에 구단에 손흥민 동상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토트넘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외부에 전직 선수들의 동상을 세우지 않는 정책 때문에 히샤를리송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받아들여진다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최초로 동상이 세워지게 된다.
히샤를리송은 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I(인공지능)로 만든 손흥민 동상 사진과 함께 “스퍼스, 제발”이라는 글을 남겼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외부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동상 사진이었다. 히샤를리송이 구단에 손흥민의 동상 건립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또 그동안 손흥민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SNS에 게시하며 추억한 히샤를리송은 “쏘니, (앞으로) 경기장에서 옆을 봤을 때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 넌 훌륭한 친구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리더이자 프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었다”면서 “너와 함께 해 영광이었고, 우리가 언젠가 또 만날 거라고 확신한다”며 손흥민이 떠나는 마지막까지 존중을 표하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히샤를리송이 이렇게까지 손흥민을 향해 남다른 리스펙트를 표한 건, 그만큼 손흥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히샤를리송이 토트넘 입단 이래 부진에 빠지고, 또 부상과 심리적 문제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옆에서 세심하게 멘털 관리를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은 훈련장에서 장난으로 기분을 풀어주고, 비판을 받는 히샤를리송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2023년 9월, 당시 득점포를 가동한 히샤를리송을 팬들 앞으로 데려가 박수갈채를 받게 했다. 또 히샤를리송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축하해준 손흥민은 “히샤를리송이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다시 돌아와 기쁘다”면서 “이제 다시 자신감을 찾길 바란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겠다”고 동료들 살뜰하게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히샤를리송은 이후 자신감을 되찾았고, 손흥민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손흥민을 잘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TWO I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올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지는 조금 오래됐다”면서 “이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팀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제 결정을 존중해준 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토트넘은 10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좋아했고,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손흥민은 “한 팀에서 10년간 있었던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저 스스로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팀을 위해 모든 걸 받쳤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면서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 자신한테 다른 환경에서 축구를 해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제 안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간다고 말씀드리려고 온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손흥민은 “확실하게 결정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손흥민이 향후 거취에 대해 함구했지만 이미 현지에선 로스앤젤레스 FC(LA FC)를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전망하면서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할 거로 일제히 전망했다. 그리고 실제 LA FC행이 임박하면서 손흥민은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거로 보인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이 LA FC로 이적한다. 양측 구두 합의가 완료됐다. 토트넘은 이적료 1500만 유로(약 240억 원) 이상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손흥민은 LA FC와 계약서에 서명하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토트넘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이적이 확정적일 때 사용하는 특유의 ‘HERE WE GO’ 문구와 함께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