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흥민(32)이 올여름 토트넘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오일 머니’를 앞세워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사우디의 관심이 적극적이다. 특히 최근 사우디는 손흥민에게 제안할 연봉을 구체적으로 밝힌 데에 이어 손흥민을 영입하길 원하는 사우디 팀들의 이름까지 모두 공개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를 인용해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두 번째로 오래 활약한 선수로, 토트넘에서 거의 10년 동안 뛰었다”면서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새롭게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만날 예정이며,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거로 예상되는 이유는 계약기간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함에 따라 계약기간이 내년 여름까지 연장된 손흥민은 계약기간이 1년 남았는데 다니엘 레비 회장은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손흥민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재계약은 꺼리고 있고, 손흥민이 내년 여름 계약기간이 만료돼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나는 것보단 올여름 매각을 통해 이적료 수익을 얻길 원하고 있다.
실제 현지에선 레비 회장이 이미 이번 여름이 이적료 수익을 벌어들일 마지막 기회인 만큼,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된 데다, 부상도 점점 잦아지는 손흥민을 매각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아울러 손흥민을 매각해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으로 다음 시즌을 대비해 선수단 보강에 투자할 계획도 이미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년 전부터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구애를 보냈던 사우디가 올여름 손흥민을 품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면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실제 2034년 월드컵 개최를 확정한 사우디는 자국 축구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슈퍼스타들을 줄줄이 영입하고 있는데, 지난 몇 년간 같은 아시아 대륙에 속하면서 수많은 팬을 보유한 한국의 ‘캡틴’이자 인기스타 손흥민을 영입리스트에 올려두고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달부터 관심을 보내온 사우디는 최근 들어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사우디는 손흥민에게 연봉 2560만 파운드(약 472억 원)라는 구체적인 급여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손흥민을 원하는 사우디 팀들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나왔다. 알아흘리와 알나스르, 알카디시야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사우디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하면 그에게 상당한 급여를 제안하면서 영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 손흥민에게 연봉 2560만 파운드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만약 손흥민이 이번 여름 사우디로 향한다면, 사우디는 한국 방송사와 수익성 있는 TV 중계권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루머도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손흥민은 이적설에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아 있다. 무슨 말을 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게 맞다”며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는데,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지켜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만약 손흥민이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다면, 현지에선 8월 초 아시아 투어가 끝난 직후 떠날 거로 전망하고 있다. 토트넘이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손흥민이 떠날 경우 계약 위반 등 주최 측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 투어 이후 손흥민을 매각할 거로 예상했다. 토트넘은 내달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치른 후 8월 3일 한국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한편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과 동행을 마치게 된다면 10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지금까지 핵심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적응을 마치면서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에 해당한다. 지난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돼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