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손흥민(32·대한민국)이 안필드 참사 원흉으로 지목됐다. 현지 전문가와 팬들 모두 입을 모아 손흥민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했다.
손흥민은 7일 오전 5시(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리시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 리버풀과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토트넘은 리버풀에 0-4로 패했다. 합산 스코어 1-4로 밀린 토트넘은 대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90분 동안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후반 33분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기록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영향력이 떨어졌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리버풀전 손흥민은 슈팅 2회, 패스 성공 10회(성공률 59%), 지상 볼 경합 성공 1회 등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드리블, 유효 슈팅, 기회 창출은 없었다.
손흥민이 잠잠했던 토트넘은 안필드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가더니 결국 4골이나 실점했다. 점유율은 36%에 불과했고, 슈팅은 5차례가 전부였다. 무엇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59·호주)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풋몹’에 따르면 리버풀전 토트넘의 기대 득점 값은 0.18골에 불과했다.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은 아르네 슬롯(46·네덜란드) 감독, 모하메드 살라(32·이집트)와 간단한 인사를 진행한 뒤 원정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향했다. 경기력에 실망한 토트넘 팬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안필드를 떠났고, 이에 원정석은 공간이 많았다. 남은 원정팬 앞에 선 손흥민은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애써 감정을 억누르는 것처럼 보였다.
곧바로 손흥민의 리더십이 의문이 제기됐다. 과거 리버풀과 토트넘에서 뛰었고,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 패널로 활동 중인 제이미 레드냅(51·잉글랜드)은 “메시지는 선수들에게도 나와야 한다. 선수들도 부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라며 “저는 손흥민을 주장으로 보지 않으며, 그가 선수단을 이끄는 모습도 본 적 없다. 팀이 고전하고 있을 때 그가 가져다준 게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팬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 팬 페이지 ‘더 스퍼스 와치’는 “구단 전설인 손흥민을 항상 사랑하겠지만, 이번 여름은 그가 떠나야 할 시간이다. 32살인 손흥민이 느려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나, 리버풀전 노력과 리더십은 형편없었다”라며 “합류한 지 3일이 된 마티스 텔(19)은 토트넘에 오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가 더 큰 리더십을 보여줬고, 원정팬들에게 더 큰 노력을 쏟았다”라고 짚었다.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북런던에서 10년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440경기 출전해 172골과 92도움을 기록한 전설이다. 모든 이가 손흥민이 그동안 보여준 활약을 부정하지 않지만, 이번 시즌 팀이 무너지면서 그 역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